상업용 주방설비 1위 한일오닉스 "음식물 처리기로 ESG 도울 것"

입력 2021-11-15 17:23
수정 2021-11-16 01:31

“매일 발생하는 4t의 음식물 쓰레기를 200㎏의 친환경 퇴비로 바꿀 수 있습니다.”

상업용 주방기구 전문기업 한일오닉스의 황윤대 대표는 제주 그랜드하얏트호텔에 설치한 친환경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스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황 대표는 “연간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가 국내에서만 500만t이 넘는다”며 “친환경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스템이 도입되면 호텔 등 대형 상업시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 후 10여 년 만에 업계 평정 한일오닉스는 상업용 주방기구 설계·시공 국내 1위 기업이다. 시장 점유율은 25%에 이른다. 특급호텔과 리조트, 병원 등에 업종과 규모, 주방 직원들의 동선을 고려해 싱크대, 가스레인지, 오븐, 환풍기 등을 제조해 설치한다.

국내 상업용 주방기구 시장은 2000억원 규모로 연평균 9% 성장하고 있다. 한일오닉스는 연매출 400억원대를 달성 중이다. 서울 역삼동 조선팰리스호텔, 명동 포포인츠바이쉐라톤호텔, 용산 드래곤시티호텔 등의 주방기구를 한일오닉스가 설치했다. 베트남 인도 멕시코 등 해외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의 직원식당도 시공했다. 2014년엔 500만달러 수출탑을 받기도 했다.

황 대표는 고등학교 졸업 후 친척이 운영하는 상업용 주방기구 업체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다. 컴퓨터를 활용해 설계를 담당하던 그는 이후 구매·영업 업무까지 배운 뒤 2004년 회사를 설립했다. 황 대표는 “사업 초기엔 거래처 담당자 집 앞에서 14시간 동안 밤을 꼬박 새워 기다릴 정도로 열정을 쏟았다”고 말했다. 호텔·리조트 등 음식물 처리 시스템주방기구 시장 1위에 오른 한일오닉스는 최근 신사업으로 친환경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상업용 주방기구 시장에서는 국내 첫 시도다. 작년 11월 문을 연 제주 그랜드하얏트호텔이 대표적인 시공 사례다. 이곳엔 직경 125㎜의 진공 파이프가 38층 스카이라운지 등 호텔 곳곳의 음식물 쓰레기 투입구부터 지하 2층 저장고까지 이어지도록 설치돼 있다. 파이프 길이는 총 1.2㎞에 달한다.

저장고에 모인 음식물 쓰레기는 탈수·분쇄 과정을 거친다. 생선뼈부터 조개껍데기까지 부술 수 있다. 24시간 미생물 발효 후 친환경 유기농 퇴비로 바뀐다. 분리된 오수는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0.4ppm 이하로 정화돼 배출된다. 산천어가 살 수 있는 1급수 수준이다. 황 대표는 “과거 호텔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엘리베이터로 옮겨 냉장실에 보관했다가 돈을 주고 트럭을 불러 처리했다”며 “상업용 공간에 적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한일오닉스는 이 밖에도 지난해부터 주방 설계 견적비교 온라인 플랫폼 ‘왓츠키친’을 운용하고 있다. 업종과 주방 면적, 구조, 가용 예산 등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견적을 뽑아 가격비교를 도와주는 서비스다. 정보 비대칭과 가격 편차가 심한 상업용 주방 설계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황 대표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5년 뒤 매출 1000억원 고지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