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대신 실종자 얼굴 담긴 '편의점 핫팩'

입력 2021-11-15 17:08
수정 2021-11-16 00:17
겨울 대표 상품 중 하나인 핫팩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엔 기업 광고나 연예인 얼굴을 실었지만 이젠 환경과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포장지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최근 포장지에 장기실종 아동 정보를 담은 자체브랜드(PB) 핫팩(사진)을 출시했다. 실종 아동의 신상 정보와 현재 모습을 예측한 몽타주를 함께 담았다. 포장지 앞면에는 지난 9월 연 아동안전 어린이 그림 공모전 당선작을 실었다. 연간 200만 개가 팔리는 핫팩 판매 수익금 일부도 안전 사각지대 아동을 위해 기부한다.

과거 CU의 PB 핫팩은 기업 광고와 연예인을 실은 마케팅 포장이 주를 이뤘다. 2017년 인기 웹툰을 담은 이말년 핫팩, 2018년 개그맨 유병재 핫팩, 2019년 개그맨 조세호 핫팩에 이어 지난해엔 경동나비엔과 협력한 핫팩을 출시했다. 올해 CU가 아동 안전 핫팩을 내놓은 것은 대세가 된 ESG 경영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이마트24도 ‘ESG 핫팩’을 선보였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도시어부’와 손잡고 치어(어린 물고기) 사이즈를 잴 수 있는 눈금자를 포장지에 넣었다. 겨울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치어를 잡으면 핫팩 포장지 눈금자로 사이즈를 재 다시 놓아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해양수산부의 포획금지 체장(몸길이) 정보도 넣어 누구나 쉽게 치어 여부를 판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바다를 만들자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핫팩 외 PB 상품들도 ESG 메시지를 입는 추세다. 세븐일레븐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무연고 아동 지원 사업’을 위해 재단 아동들이 그린 그림을 담은 음료 8종을 내놨다. 수익금 일부는 국내 무연고 아동을 위한 복지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ESG 경영 초기 편의점 상품은 포장 소재를 친환경으로 바꾸는 정도였지만 지금은 상품 자체에 ESG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