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커피 선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커피 주요 산지의 이상 기후와 글로벌 물류 대란이 겹쳤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농산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할 만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15일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원두 가격의 기준이 되는 커피 선물 가격은 지난 12일 연고점을 기록했다. 12일 4.17% 오른 파운드당 2달러20센트에 거래를 마쳤다. 가격 급등의 1차 원인은 기상 이변이다. 세계 커피 원두 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브라질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뭄으로 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올 7월엔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고 서리가 내리면서 커피 나무가 마르고 얼어붙었다. 브라질 정부는 올해 아라비카종 수확량이 지난 12년 새 가장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류 대란의 영향도 있었다. 베트남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커피 농가와 항구 등에 봉쇄 조치가 내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라질과 콜롬비아 등 주요 커피 생산국 항구에 배에 실리지 못한 원두가 바닥에 쌓여 있다”고 보도했다. 커피뿐만이 아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T)에 따르면 주요 곡물인 소맥 가격도 부셸당 8달러17센트로 12일 최고가를 기록했다.
원유, 철광석, 천연가스가 차례로 급등했지만 농산물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한 차례 급등한 후 수개월째 횡보해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커피, 소맥 등의 가격이 다시 오르기 시작하면서 박스권에 갇혀 있던 대표 농산물 ETF인 ‘인베스코 DB 어그리컬처 펀드(DBA ETF)’도 꿈틀거리고 있다. DBA ETF는 12일 19.75달러로 연고점을 돌파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아직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만큼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해 농산물 ETF 등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