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전기강판에 1조 투자…포스코, 생산능력 4배로 확대

입력 2021-11-15 17:02
수정 2021-11-16 01:35
포스코(회장 최정우·사진)가 내년부터 1조원을 투자해 친환경차의 ‘심장’인 구동모터에 들어가는 무방향성 전기강판 생산 규모를 네 배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급격히 성장하는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지난 5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내년부터 약 1조원을 순차적으로 투자해 연산 30만t 규모의 구동모터용 무방향성 전기강판 공장을 신설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공장이 완공되면 기존 연산 10만t 규모인 포스코의 구동모터용 무방향성 전기강판 생산 능력은 2025년까지 40만t으로 커진다. 전기차 한 대에 약 50㎏의 전기강판이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80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전기강판은 전기 및 자기를 응용한 기기에 사용되는 철강제품이다. 변압기에 사용되는 방향성 전기강판과 모터 및 발전기에 사용되는 무방향성 전기강판으로 나뉜다. 무방향성 전기강판 중 전력손실률 감소에 초점을 맞춰 자동차용으로 개발한 제품이 구동모터용 무방향성 전기강판이다. 일반 전기강판 대비 에너지 효율이 30% 이상 높은 게 특징이다.

광양제철소에 건립될 것으로 알려진 새 공장에선 기존 대비 폭이 넓은 전기강판은 물론 두께 0.3㎜ 이하의 고효율 제품, 다양한 코팅 특성을 가진 제품 등을 생산할 수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사회 전체적으로 연간 84만t가량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급성장하는 친환경차 시장 공략을 위해 신제품 개발과 증설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이미 2017년부터 5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100만t 규모의 기가스틸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기가스틸은 1㎟ 면적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차세대 강판이다. 양쪽 끝에서 강판을 잡아당겨 찢어지기까지의 인장강도가 980MPa(1기가파스칼) 이상이어서 ‘기가스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번 전기강판 증설은 기가스틸에 이은 포스코의 친환경차량용 강판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기차의 주행거리 향상이 업계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면서 고효율 전기강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자동차산업의 메가트렌드 변화에 적극 대응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