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15일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완화와 가상자산 과세 유예 여부에 대해 논의를 시작한다. 양도세는 현행 9억원인 비과세 기준(시가)을 12억원으로 높여 세 부담을 완화하는 쪽으로 여야가 공감대를 이뤘다. 하지만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 방안에 대해선 이견이 커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재위는 이날부터 29일까지 조세소위원회를 열어 양도세 개편안 등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논의한다. 민주당은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인 유동수 의원이 지난 8월 대표발의한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유 의원 안은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이는 대신 법 시행 후 주택 신규 취득자부터 보유·거주 기간에 따라 장특공제를 차등 적용하도록 했다.
현재는 보유·거주 기간이 각각 10년 이상이면 양도차익에서 40%씩 최대 80%를 공제받을 수 있다. 유 의원 안대로 소득세법이 개정되면 양도차익 15억원 초과구간의 경우 보유기간 공제율이 40%에서 10%로 줄어든다. 거주기간 공제율(최대 40%)을 감안하면 최대 공제율이 50%로 줄어든다.
민주당 안에는 2023년부터 1주택자에 적용되는 장특공제 기산점을 해당 주택 ‘최초 취득 시점’에서 ‘최종 1주택이 된 시점’으로 바꾸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민의힘은 양도세 비과세 기준 상향엔 찬성하지만 장특공제 축소에는 반대한다.
내년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가 미뤄질지도 관심이다. 당초 민주당은 당·정·청 합의에 따라 내년부터 과세하는 방안을 지지했다. 하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가상자산 과세를 1년 늦추겠다”고 공언하면서 과세 유예로 방침을 바꿨다. 국민의힘은 줄곧 과세 유예를 주장해왔다.
가상자산 과세를 미루기 위해선 소득세법 개정이 필요하다. 현재 조세소위에는 과세 1년 유예를 담은 민주당 노웅래 의원 안과 국민의힘 윤창현·조명희 의원 안, 2년 유예를 요구하는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 안 등이 올라와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가상자산에 과세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과거에) 여야가 합의했고 과세 준비도 돼 있는데 유예하라고 강요하는 건 좀 아닌 거 같다”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