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까지 전국에서 아파트 6만8000여 가구(일반분양)가 쏟아진다.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수요자에게 연말 대형 분양장이 열리는 셈이다. 올해 내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는 단지는 내년부터 강화되는 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게다가 커뮤니티 시설이 잘 갖춰지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도 많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무주택 실수요자가 연내 아파트 청약에 나서도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연말 대출규제 강화 전 마지막 분양14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다음달까지 전국에서 아파트 97개 단지, 총 6만8012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5만5041가구)보다 23.6%(1만2971가구)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에서는 경기(1만5952가구)가 가장 많고 인천(7484가구)과 서울(1417가구)이 뒤를 잇는다. 지방에서는 부산(7259가구)이 가장 많다. 경남(6985가구), 경북(6760가구) 등 영남권에 분양이 집중돼 있다. 전남(4562가구) 대구(4441가구) 충남(4168가구) 대전(2425가구) 등도 분양이 비교적 활발하다.
청약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전국에 분양된 총 316개 단지(공공분양 제외) 중 1순위 청약 마감에 성공한 단지는 83.2%인 263개에 달한다. 내년부터 대출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연말 청약 경쟁이 더 치열해질 가능성도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10·26 가계부채 대책’에 따라 내년 1월부터는 총 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가 적용된다. 다만 연내 입주자모집공고를 내는 단지는 기존 규제가 적용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 분양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몰릴 수 있다”며 “청약은 주거 만족도가 높은 새 아파트를 합리적인 가격에 분양받을 수 있어 자금이 넉넉지 않은 서민들에게는 좋은 내 집 마련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대단지 관심 가져볼 만수도권에서 공급하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눈길을 끈다. 대단지는 입주 후 가격을 선도하는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높다. SK에코플랜트는 이달 인천 미추홀구에서 ‘학익 SK뷰’를 선보인다. 지하 2층~지상 29층, 14개 동, 총 1581가구(전용면적 58~84㎡) 규모다. 이 중 1215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인근에 제2경인고속도로 문학IC가 있어 서울, 성남 등으로 이동하기 좋다. 수인분당선이 지나는 인하대역, 학익역(예정)이 가깝다. 인근에 연학초·인주초·백학초·인주중·학익고·남인천고가 있다.
제일건설은 이달 인천 서구 검단동에서 ‘제일풍경채’를 내놓는다. 1762가구(전용 74~110㎡)를 일반에 공급한다. 현대건설은 다음달 경기 용인시 모현읍에서 ‘힐스테이트 몬테로이’(3731가구)를 분양한다.
지방에서 대단지가 속속 공급된다. GS건설은 이달 전남 나주시 송월동에 ‘나주역자이 리버파크’를 공급한다. 지하 3층~지상 32층, 18개 동, 1554가구(전용 59~179㎡)로 지어진다. KTX 나주역을 이용하면 서울 용산역과 수서역까지 2시간대에 도달한다. 남쪽에는 영산강이 흐르고 서쪽에는 금성산이 있어 쾌적하다.
포스코건설과 계룡건설은 다음달 대전 서구 용문동에서 ‘용문 더샵리슈빌’(가칭) 분양에 나선다. 총 2763가구(전용 48~99㎡) 중 1983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대전 지하철 1호선 용문역과 맞닿아 있다. KTX 서대전역(호남선)과 대전역(경부선)도 가깝다. 주변에 대전시청과 정부대전청사, 대전지방경찰청 등 행정기관이 밀집해 있다. 다음달 한화건설이 충북 청주시 모충동에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1849가구)을, 대방건설은 부산 강서구 강동동에 ‘부산에코델타시티 디에트르 1·2차’(2694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내 집 마련을 위해 청약 가점을 꼼꼼히 따져보고 자금 마련 계획도 잘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점 커트라인이 상대적으로 낮은 비인기 주택형을 노려보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생활권 내 공급되는 대단지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며 “특별공급 자격 등을 확인해 자신에게 알맞은 청약 전략을 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