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종부세, 재산세에 통합하거나 1주택자는 면제"

입력 2021-11-14 17:49
수정 2021-11-15 02:37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4일 대통령에 당선되면 종합부동산세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보유세 부담 인하와 양도소득세 세율 인하 등을 통해 기존 주택의 거래를 촉진해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도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SNS에 “종부세를 재산세에 통합하거나 1주택자에 대해서는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내년 이맘때에는 국민 여러분께서 더 이상 종부세 폭탄 맞을까봐 걱정을 안 하셔도 되게 하겠다”고 글을 썼다. 윤 후보는 그간 부동산 공약 등을 통해 종부세를 비판했지만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후보는 종부세에 대해 “납세 대상자의 수가 아무리 적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많은 세금”이라며 “재산세와 동일한 세원에 대한 이중과세, 조세평등주의 위반, 재산권보장원칙 위반, 과잉금지 문제 등이 쟁점”이라고 지적했다.

종부세는 근본적으로 정부·여당이 고가 부동산 소유자나 다주택자를 범죄자 취급하는 인식에 잘못이 있다는 게 윤 후보의 주장이다. 윤 후보는 “정부가 고액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정의의 실현인 것처럼 하면서 집값이 많이 올랐으니 당연히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세금 내기 힘들면 팔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양도소득세(다주택자 최대 세율 75%) 때문에 이주하기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공시가격 인상 속도를 낮추고 장기보유 고령층 1가구 1주택자에 대해서는 매각 혹은 상속 시 양도세 납부를 유예하는 제도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을 직관하면서 시민들과 호흡하는 민생행보에도 나섰다. 윤 후보는 경기장 입장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 ‘위드 코로나’로 관람이 가능하다고 해서 저도 좀 보고 싶다고 했더니 우리 캠프에서 (일정을) 만든 모양”이라며 “날씨 좋은 가을에 그동안 코로나19로 찌들었던 국민과 함께 야구 경기를 보게 돼서 아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특정 팀 응원복 대신 한국 국가대표 야구팀 유니폼 점퍼를 착용했다. 시민들의 기념 촬영 요청에 응하면서 주먹 인사로 답례했다. 정부가 야구장 방문 인원을 1만 명 이하로 제한한 것에 대해 “비과학적”이라며 정부 방역 대응을 문제 삼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대선용 여론조작 대응 프로그램 ‘크라켄’을 공개했다. 크라켄은 신화 속 바다괴물로, 지난 대선에서 ‘드루킹’ 일당이 가동한 댓글 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겨냥해 이를 잡아먹을 프로그램이라는 뜻으로 이름 붙여졌다. 크라켄은 인공지능(AI) 엔진과 전문 분석관을 통해 댓글 조작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조작이 의심될 경우 이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크라켄 시연을 맡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손가락 혁명군’이라는, 조직화된 여론조작 방식을 통해 상당한 이득을 얻은 바 있기 때문에 그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여론조작이 발견되면 고발과 수사 의뢰 등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은 이달 말까지 크라켄 성능을 최종 점검한 뒤 다음달 1일부터 당 선거대책위원회에 크라켄 조직을 설치할 계획이다. 크라켄 보고서는 하루 및 주간 단위로 당 지도부와 윤리위원회에 보고된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