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 후보들이 이번 주말 나란히 야구와 관련된 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롯데 자이언츠의 대투수였던 고(故) 최동원 선수를 담은 영화를 관람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가을야구 최대 승부처인 한국시리즈 ‘직관’에 나선다.
윤 후보는 14일 오후 2시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다. 윤 후보는 두산 베어스의 오랜 팬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시구나 발언 없이 관중석에 앉아 시민들과 함께 경기를 즐길 예정이라고 캠프 측은 밝혔다. 이날 시구자로는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에 출연한 배우인 오영수 씨(77)가 나선다.
정치권에서 윤 후보는 ‘야구광’으로 잘 알려져있다. 윤 후보는 야구 명문으로 유명한 서울 충암고를 졸업했다. 그는 국민의힘 예비경선이 진행되는 와중이던 지난 9월8일 모교를 전격 방문해 야구부 학생들을 격려하고 훈련을 함께하기도 했다.
올해 충암고 야구부는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에서 처음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윤 후보는 “내년에 저희가 좋은 성적을 내면 청와대로 초청해 줄 수 있느냐”는 한 학생의 물음에 “물론이다. 약속하겠다”고 답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12일 부산을 찾아 영화관에서 ‘1984 최동원’을 시민들과 관람했다. 1984 최동원은 롯데의 198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최동원 선수의 투혼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 상영 전 이 후보는 최 선수의 어머니인 김정자 여사의 두 손을 잡고 상영관에 입장했다. 이 후보는 “우리의 국민영웅 최동원 선수가 지금도 펄펄 살아서 강속구를 던져대는 야구장이 떠오른다”고 했다. 영화관람을 마친 뒤 SNS에는 <울림이 있는 청년, 故 최동원>이라는 제목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 후보는 14일 한국시리즈에서 윤 후보가 응원하는 두산과 맞붙는 KT의 팬으로 잘 알려졌다. 그는 경기지사 시절이던 지난해 10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KT가 경기도 내 유일한 연고 프로야구단인 만큼 제가 KT를 응원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제가 원래는 야구광이다. 옛 동대문야구장 시절엔 야구에 미쳐서 주말마다 고교야구를 보러 다녔다”며 “야구 글러브 제조공장에서 일하면서 동료들과 직접 야구를 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