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해라"…女마사지사들 협박·감금한 업주 '무죄'

입력 2021-11-13 19:36
수정 2021-11-13 19:37

불법체류 외국인 여성 마사지사에게 성매매를 하라며 협박·감금한 업주 2명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유죄를 선고하기엔 증거가 불충분 하다는 게 1심의 판단이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3단독 정수영 판사는 공동감금 혐의로 기소된 A씨(37)와 B씨(39) 등 2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2018년 7월말 자신들이 운영하는 태국전통 마사지샵에서 근무하던 태국 국적의 여성 마사지사 C씨(21)와 D씨(20)에게 "손님들에게 성관계를 해 주지 않아 손님이 다 떨어졌다. 너희들 때문에 손님을 다 빼앗겼다. 왜 성관계를 하지 않냐"고 말했다.

이에 C씨와 D씨가 "처음부터 성매매는 안하겠다고 말했다. 일을 그만두겠다"고 하자 B씨는 불법 체류자라는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했다. A씨는 피해자가 신고하는 것을 막기 위해 휴대전화를 빼앗은 뒤 피해자들을 12시간40분간 감금했다.

A씨와 B씨는 결국 공동감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을 때 피해자들이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었고, 피고인들의 감금 사실 부인에도 피해자들과 대질 조사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등을 미뤄 검찰 측이 제출한 증거의 증거능력이 없다고 봤다.

정 부장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피해자들을 공동 감금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