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인도 포기한 맹견, 입양 한 달 만에 10살 아들 물어 죽였다

입력 2021-11-13 02:19
수정 2021-11-13 11:20

영국에서 한 맹견이 입양 한달도 안 돼 10살 아이를 물어 죽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입양 전 전 주인이 해당 맹견의 폭력성에 입양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각) 더선, 미러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영국 웨일스 케어필리에서 50킬로그램(kg)이 넘는 한 맹견이 10살 아이 잭 리스를 물어 죽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 수사 당국은 이 맹견이 친구 집 근처에 있던 잭 리스를 보고 공격한 것으로 파악했다. 함께 있던 그의 친구가 근처 어른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지만 늦은 상태였고 현지 경찰은 총을 7번 쏜 끝에 아이를 공격한 맹견을 현장에서 사살했다.

이날 진행된 관련 청문회에 따르면 사건 현장을 찾은 의료진은 “도착했을 때 이미 생존할 수 없는 상태였다”며 “잠정 사인은 머리와 목에 생긴 중상”이라고 했다. 또 죽은 아이의 부모는 차마 시신을 직접 보지 못하고 사진을 통해서만 신원을 확인했다.

특히, 문제가 된 맹견은 입양된 지 한달도 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원래 주인이었던 리 젠킨스(34)는 지난달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 맹견을 입양 보낸다는 글을 올리고 “사람과 잘 어울리지만 다른 개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최선을 다했지만, 다른 개를 위험하게 하고 싶지 않다. 그에게 많은 시간을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던 바 있다.

맹견을 입양한 새로운 주인은 28세의 여성이었다. 이 여성은 사건 직후 현지 경찰에 체포됐으나 조건부 보석으로 풀려났다. 또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2명의 남성도 자발적으로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미러 측은 이 개의 품종을 마을 주민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아메리칸 불독 또는 핏볼’인 것으로 추측했다. 다만 현지 경찰은 “영국에서 금지된 맹견일 수도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영국은 1991년 ‘맹견법’(Act on dangerous dogs)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해당 법에 따르면 핏불테리어 등 4종은 특별 통제견으로 규정돼 민간에서 키울 수 없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