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은 올 3분기 연결기준 9367억원의 영업손실(잠정치)을 냈다고 12일 공시했다. 작년 3분기 2조332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올해엔 적자 전환하면서 지난 2분기 이후 두 분기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통상 한여름과 시기가 겹치는 3분기엔 냉방 등 전력 수요가 많아 한전 실적이 개선된다. 1·2·4분기에 모두 영업손실이 발생한 해에도 3분기만은 꾸준히 흑자를 기록해온 이유다. 하지만 올해에는 발전에 사용되는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치솟은 가운데 정부가 연료비 연동제를 무력화하며 전기요금 인상을 막으면서 3분기 실적까지 크게 악화됐다. 연료비 연동제는 연료비 증감에 따라 전기요금을 3개월마다 조정하는 제도로, 정부는 올 4분기에야 전기요금을 ㎾h당 3원 인상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 한전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조2824억원 감소한 1조1298억원 적자를 나타냈다. 제조업 가동률이 작년 3분기 71.5%에서 올해 같은 기간 73.9%로 늘어나는 등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기 판매량은 4.6% 늘었다. 하지만 전력 판매단가가 작년보다 낮아 판매 수익은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부가 지난해 말 당시 저렴하던 국제 유가를 이유로 ㎾h당 3원 인하한 전기요금이 올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적용됐기 때문이다.
한전은 또 1~3분기 기준 발전 자회사의 원전 발전량이 3.2% 감소하는 동안 연료비가 비싼 LNG 발전량은 10.4% 증가하면서 자회사 연료비용이 같은 기간 1조8965억원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RPS)’ 비율도 작년 7%에서 올해 9%로 오르면서 한전의 비용 부담이 커졌다.
한전 관계자는 “연료 가격 상승이 지속되며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고강도 경영 효율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