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상임선대위원장)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향해 "문재인 대통령의 특혜를 입었다"고 말해 논란이 일 전망입니다.
송 대표는 12일 민주당 총괄본부장단회의 모두발언에서 윤 후보를 향해 "오직 보복과 적개심에 의존하면서 정권교체를 외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습니다. 송 대표는 "문 대통령의 특혜를 입어서 벼락출세를 해서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의 신임을 얻었던 분이 이를 박차고 나와서 적개심의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며 "또 본인이 대통령이 되면 ‘이재명 후보를 구속시키겠다’ 이런 발언을 하면서 통합의 정치 말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특혜'라는 말은 여러모로 논란의 소지가 큽니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공정' 개념과 배치됩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청년의날 기념식에서 "정부는 '공정'에 대한 청년들의 높은 요구를 절감하고 있으며, 반드시 이에 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정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는 불공정도 있었다. 제도 속의 불공정이나 관성화된 특혜 같은 것들이었다"고 했습니다. 특혜를 공정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명확히 규정한 것입니다.
'문 대통령의 특혜'라는 말은 마치 윤 후보가 서울중앙지검장이나 검찰총장 감이 아닌데도 문 대통령이 원칙에 어긋난 인사를 했다는 것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윤 후보가 2019년 검찰총장에 임명될 당시 논평을 통해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각종 권력형 비리와 부정부패 수사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었고, 부당한 외압에도 흔들림 없이 원칙을 지킴으로써 검찰 내부는 물론 국민적 신망도 얻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송 대표의 발언은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해온 인사에 대한 자기부정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취임초 여야 대표와의 회동에서 "낙하산 인사, 캠프 보은인사를 안 하겠다고 약속해 달라”는 야당 대표의 요구에 “그런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집권 내내 정부와 청와대, 공공기관 등에서 낙하산 인사, 보은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윤 후보가 몸담았던 검찰에서 특히 보은인사 논란이 많았습니다. 지난 6월 단행된 검찰 고위 간부급 인사에서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외압 사건의 피고인인 이성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승진해 서울고검장에 임명됐고, 역시 ‘친정부 검사’로 분류되는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됐습니다. 이같은 인사에 대해 '특혜'라고 비판하면 송 대표는 과연 반박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윤 후보에 대한 '특혜 인사' 거론은 송 대표의 말을 빌자면 '자기모순'일 수 밖에 없습니다. 윤 후보가 오늘날 야당 대선후보로 자리매김한 데에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때리기'가 주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민주당이 나중에는 이 역시 '특혜'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