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홍석천이 6개월간 이태원 근처도 가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홍석천은 최근 진행된 채널S ‘신과 함께 시즌2’ 게스트로 출연해 18년 전 이태원에서 처음 장사를 시작해 8개의 가게를 운영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지난해 여름 마지막 가게를 정리하며 눈물을 쏟았다고 털어놨다.
'이태원의 황태자'라고 불릴 정도로 이태원을 사랑했던 홍석천은 “6개월 동안 이태원 근처를 가보지도 않았다”며 “혹시나 같이 장사하던 분들을 마주치면 마음이 울컥해질까 봐”라고 귀띔했다.
홍석천은 특히 가게 벽에 그려진 자신의 모습이 보기 어려웠다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 벽화를 보고 ‘이태원 황태자’라고 한다. 사실은 ‘이태원 여왕’일 수 있는데”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가 이태원에 터를 잡은 이유는 대학시절 큰누나의 신혼집에 얹혀 살면서다. 이후 경리단 부근 반지하 방에서 독립을 했고 이태원이 제2의 고향이라고 할 정도로 애착을 가졌다고 했다.
홍석천은 지난 18년간 이태원에서 10여 개가 넘는 가게를 운영하며 ‘이태원 터줏대감’이라고 불리며 대중의 큰 사랑을 받고, 요식업의 성공신화를 썼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렵게 버티던 마지막 가게까지 지난 9월 폐업했다.
이태원 인근 상가 주민들은 홍석천의 가게가 폐업할 때 플래카드를 붙여 "홍석천 대표님, 그간 참으로 고생 많이 하셨다. 누가 뭐래도 당신은 영원한 이태원 전설이다. 기회가 된다면 좋은 날, 좋은 시절에 다시 만나자"고 인사해 화제가 됐다.
홍석천은 이 플래카드를 보고 "이런 사랑을 받아본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동네 사장님들 정말 감사하고 미안하다"며 "정말 울컥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홍석천은 가게 폐업 보도가 나간 후 전국 각지에서 사업 제안이 왔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제안을 거절했다"며 "이태원에서 함께 해온 사람들에게 등을 지는 듯한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태원으로 돌아올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포부를 전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