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전국 스포츠 업종 상가 점포는 2만5180개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3891개)보다 547.1% 급증한 수치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전국 17개 시·도 상가업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스포츠 업종은 헬스클럽, 체육관 등 실제 체육 활동이 이뤄지는 사업체다. 한 업종의 상가 점포가 이런 속도로 늘어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로 실내 체육 활동이 크게 위축된 터다.
올해 2·3분기에 데이터 수집 범위를 대폭 늘린 게 원인이었다. “그동안 누락됐던 지방자치단체 데이터를 반영하니 스포츠 관련 상가 점포가 크게 늘었다”는 게 소진공의 설명이다. 그 결과 올해 3분기 전국 상가 점포(224만5938개)는 2분기보다 2만5038개 늘었다. 증가분의 64.1%는 스포츠 업종이었다.
업종 분류에도 오류가 발견됐다. 이 데이터는 상가 점포를 대·중·소 업종 3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예컨대 수영장의 경우 대분류는 스포츠, 중분류는 실외 운동시설, 소분류는 수영장으로 각각 분류한다. 올해 3분기 데이터에선 대분류는 스포츠이면서 소분류상 ‘운동경기협회’인 서울 내 상가 점포가 44개 있었다. 대한축구협회 대한궁도협회 등이 포함됐는데 소상공인 상가 점포라고 보긴 어려운 곳들이다. 업장 이름에 ‘골프’가 들어가지만, 소분류는 ‘스키장’인 사례도 발견됐다. 소진공 관계자는 “한국전력, 은행 등 여러 기관의 데이터를 덮어쓰다 보니 발생한 문제”라고 털어놨다.
소진공은 2016년부터 음식, 소매 등 소상공인 8개 업종의 상가업소 데이터를 분기마다 공개하고 있다. 소상공인업계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국가승인통계인 ‘소상공인 실태조사’도 있지만, 매년 7~8월 조사한 뒤 이듬해 12월에야 통계 자료를 발표하는 탓에 업황 변화를 제때 인식하기 어렵다.
정부가 소상공인의 코로나19 피해 현황을 파악하는 데 애를 먹은 것도 통계가 부실했기 때문이다. 소진공 주관으로 지난 9일 열린 ‘2021 소상공인 정책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소상공인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학회에 따르면 소상공인이 연간 생산하는 부가가치는 641조5000억원으로 전체 부가가치의 33.8%에 해당한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접어든 지금 빈사 상태에 빠진 소상공인업계의 활성화야말로 중요한 현안이다. 소상공인에 대한 통합 데이터베이스와 통계부터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