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많은 기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사회공헌 사업 정도로 생각합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급망부터 임금 체계, 마케팅까지 좀 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서진석 SK텔레콤 ESG추진그룹 부장은 11일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1’의 ‘사회랑 가치(같이) 가자!’ 세션 연사로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이 세션에서는 기업과 사회의 혁신가들이 어떤 방식으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이런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서 부장은 글로벌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앤제리스가 어떻게 자신의 공급망을 활용해 ‘연계 번영(linked prosperity)’이라는 가치를 확산시켰나를 예로 들었다. 벤앤제리스는 1980년대 말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브라우니 공급사로 그레이스톤 베이커리를 선정했다. ‘고용하기 위해 빵을 만든다’가 모토인 사회적 기업이다.
글로벌 생활용품 브랜드 P&G도 공급망을 활용해 다양성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발라카 니야지 한국P&G 대표는 “한국P&G는 공급망에 포함된 기업의 8% 이상을 여성이 이끄는 기업으로 채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양성 평등의 가치를 마케팅에서도 구현한다.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교육 및 평가제도 개편에 대한 의견도 잇따라 나왔다. 서 부장은 “리더가 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핵심성과지표(KPI)에서 사회적 가치를 얼마나 잘 추구하고 있는지를 평가 지표로 만들어 드라이브를 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혜영 아쇼카한국 대표는 “우리 모두 ‘체인지 메이커’(변화 촉발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도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비영리단체인 아쇼카는 사회혁신 기업가를 양성한다. 아쇼카가 전 세계에서 지원하고 있는 사회혁신가는 4000여 명에 달한다.
이 대표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가 오랜 기간 영속하는 기업의 비결을 분석했는데 기능적 가치, 정서적 가치, 삶을 바꾸는 가치를 뛰어넘는 것이 사회적 가치(소셜 임팩트) 였다”고 설명했다.
고재연/이혜인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