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빨 잘 받네, 인스타에 딱"…정용진 부캐 빵집 가봤다

입력 2021-11-11 12:07
수정 2021-11-11 14:1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부캐'(부수 캐릭터) 제이릴라가 반겨주는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에 올리기 좋은) 빵집'.

11일 문을 연 프리미엄 베이커리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에 대한 첫인상은 이와 같았다. 신세계푸드의 자체 캐릭터 사업 제이릴라가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들을 처음으로 만나는 장소인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를 정식 개장일 찾았다.

서울 청담동 피엔폴루스 빌딩 1층에 자리잡은 매장에선 제이릴라의 대형 피규어가 존재감을 뽐냈다. 국내 1세대 피규어 아티스트 쿨레인(Coolrain·본명 이찬우)이 매장을 위해 특별제작한 우주복 제이릴라 피규어는 금방이라도 말을 걸 듯 생동감이 넘쳤다. 첫 오프라인 사업인 만큼 캐릭터의 매력을 오롯이 담아내기 위해 공을 들인 모습이다.


우주를 연상시키는 검정색 벽에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월(Wall)'로 장식한 매장은 이른바 '사진빨'이 잘 받았다. 55형(대각선 길이 139cm) 올레드 사이니지와 55형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등 10여 대를 붙여 만든 비디오월에는 화성에서 태어나 지구로 온 고릴라 제이릴라가 우주를 유영하는 영상이 재생됐다. 올레드월과 나란히 자리잡은 네온아트 작가 이반 나바로의 작품 '인피니티 미러'는 흰 빛을 뿜어내며 사이버틱한 분위기를 더했다.

제이릴라가 '우주의 요리법을 바탕으로 화성에서 만들어 즐기던 이색 빵을 지구에 선보인다'는 스토리에 맞춰 매장을 꾸민 만큼 고객이 거대한 우주선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려했다는 게 신세계푸드의 설명이다. 매장 직원들도 우주 콘셉트에 맞춰 우주복과 같은 복장을 입고 있었다.


주요 제품명도 우주와 태양계 행성을 모티브로 지었다. 자색고구마, 녹차, 먹물 등을 활용한 다양한 색의 반죽을 꼬아 만든 '오로라 베이글', 라임과 애플망고 요거트 무스가 든 케이크 '머큐리 크러시' 등을 대표 제품으로 내세웠다.

가격대는 베이글의 경우 3000원대부터, 조각케이크는 8500~1만원 대로 책정됐다. 홀케이크의 경우 4만원대 중반이었다. 하이엔드 지향 빵집인 만큼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게 설정됐다고 신세계푸드는 전했다.


매장에는 제이릴라의 세계관을 담은 피규어, LP 등 굿즈(상품)도 전시했다. 다만 해당 제품은 캐릭터의 설정을 나타내는 전시용 비매품이었다.

이번 빵집은 신세계푸드가 제이릴라의 이름으로 추진하는 첫 오프라인 사업이라 관심이 쏠렸다. 제이릴라는 정용진 부회장의 영문 이니셜 알파벳 제이(J)와 고릴라를 의미하는 '릴라'를 합쳐 지은 이름으로 그의 닮은꼴 캐릭터로 평가된다. 재계에서 손꼽히는 인플루언서인 정 부회장은 평소 개인 SNS에 제이릴라를 꾸준히 등장시켰다. 종종 함께 찍은 사진에 "안 닮았다"며 신경전을 벌이는 듯한 문구를 붙여 누리꾼 호응을 얻기도 했다.


신세계푸드는 '라전무'로 불리는 카카오의 대표 캐릭터 '라이언'을 벤치마킹해 제이릴라의 입지를 굳힌다는 방침이다.

최성열 신세계푸드 브랜드마케팅담당 상무는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는 (제이릴라의 세계관을 전달하는) '콘셉트 스토어' 성격을 띠고 있다"며 "당분간 매장에서 굿즈를 팔거나 추가 출점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