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올 3분기에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밑도는 실적을 냈다. 11일 증권가에서는 부진한 실적에도 40%대의 영업이익률은 유지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4분기부터는 진단키트 매출의 반영으로 실적이 정상화 되면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셀트리온은 3분기에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4010억원, 영업이익 164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6.9%와 33.2% 줄었다.
3분기 매출이 부진했던 건 판매단가가 낮은 제품의 매출 비중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또 테바 위탁생산(CMO) 매출이 4분기로 이연됐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제의 개발 허가 생산에 집중하면서 단기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약화됐다”며 “생산여력이 부족해 외부 CMO 물량을 늘렸고, 그룹의 역량이 여기에 집중되며 본업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의 동력(모멘텀)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감소했지만, 영업이익률이 40%대를 회복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봤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마진이 높은 트룩시마 매출이 탄탄한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램시마IV’의 국내 생산분 판매 비중 확대로 매출원가율이 개선됐다”고 했다.
4분기에는 실적이 정상화될 것으로 봤다. 4분기로 이연된 테바 CMO 매출과 지난 9월 미국 국방부와 체결한 코로나19 항원 신속진단키트 ‘디아트러스트’ 공급 매출이 반영될 예정이다. 김태희 KB증권 연구원은 “진단키트의 수익성은 높지 않지만, 40%의 영업이익률은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연내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의 유럽 품목허가도 예상했다. 최근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의 안건으로 상정된 것이 확인되면서, 이달 중 허가권고 의견을 받아 내달 품목허가가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다. 이지수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허가를 받으면 유럽뿐만 아니라 중동 동남아 등 기타 국가와도 계약 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 실적도 유지될 것이란 판단이다. 이지수 연구원은 “미국 사보험사의 ‘인플렉트라’ 선호의약품 등재와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우호적 변화로 인플렉트라와 트룩시마의 견조한 실적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3분기에 공급하지 않았던 램시마SC와 유플라이마의 경우,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판매 성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연됐던 입찰시장 활성화와 직접판매 확대가 예상되는 내년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바이오시밀러 매출 성장성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이동건 연구원은 “주요 품목들의 성장이 둔화된 가운데, 내년 출시 예정인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이미 경쟁사들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램시마SC 재고도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대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셀트리온의 목표주가 26만원을 유지했다. KB증권과 KTB투자증권은 각각 28만원, 유진투자증권은 30만원으로 목표주가를 낮췄다.
김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