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도권에서 거래된 아파트 10채중 3채는 직전 거래가격 보다 낮은 가격에 손바뀜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물쌓임과 매수심리 위축도 본격화하고 있어 부동산시장이 진정국면에 들어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수도권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하락 거래 비중은 31.8%로 집계됐다. 지난 7월 22.1%에 불과했던 이 비중은 9월 23.6%에 이어 지난달 30%를 넘어서는 등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경기·인천 지역의 실거래가 하락거래 비중은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는 28.2%로 전월(21.5%) 대비 6.7%p 확대됐다. 경기도 하락거래 비중은 4월 25.5%를 기록한 이후 수도권광역급행철도 호재 등이 반영되면서 매달 축소됐다. 이후 9월부터 다시 상승전환했다. 인천의 하락 거래 비중은 전월(20.7%) 대비 8.4%p 확대된 29.1%였다.
하락거래는 대부분 직전 거래가 보다 수천만원가량 낮은 수준에서 이뤄졌다. 강남권 고가아파트의 경우 억단위 조정도 있었다.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 264㎡(16층)는 지난달 53억원이 손바뀜했다. 한달전 13층이 55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갱신한 단지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108.9㎡A형은 22억55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 대비 1억1500만원이, 같은달 4일 강북구 미아동 에스케이북한산시티 전용 141.9㎡는 8억9900만원에 거래돼 7900만원이 떨어졌다.
매물이 쌓이고 매수심리도 위축되는 모습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3879건으로 전월 대비 6.7% 증가했다. 경기는 12.1% 증가한 7만5390건, 인천은 17.1% 증가한 1만5595건으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지난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8.9로 3주 연속 기준선 100 이하를 기록중이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하락전환을 속단하기는 이르다면서도 하방압력이 커졌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했다. 오는 22일께 발송 예정인 올해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도 시장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강화된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가격 고점 인식 등으로 서울 아파트 오름세가 둔화되고 있다”과 “하지만 전세 부족 상황에서 겨울방학 학군 수요가 더해질 경우 지역별로 수급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