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생산자물가' 급등…미국·중국 모두 역대 최고

입력 2021-11-10 15:46
수정 2021-11-10 15:52

석유와 석탄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 미국과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도매물가) 상승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월 PPI가 작년 같은 달보다 13.5% 상승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이는 중국이 PPI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5년 8월 13.5%의 역대 최고 기록과 같다. 로이터통신이 전문가 설문으로 조사한 전망치 12.4%도 웃돌았다.

중국의 PPI는 작년 코로나19 영향으로 12월까지 마이너스를 이어가다가 올 1월에 0.3% 오르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후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3월 4.4%, 5월 9%까지 오르더니 지난 9월에는 10.7%까지 뛰었다.

업종별로 석탄채굴이 103.7% 급등했고 석유·천연가스 채굴도 59.7% 상승했다. 둥리쥐안 국가통계국 통계사는 "외부 요인과 국내 주요 에너지 및 원자재 공급 부족 현상이 겹쳐 PPI 상승률이 일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PPI가 그동안 비교적 낮게 유지되던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하는 흐름도 나타났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5%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인 1.4%를 상회했다.

9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10월 PPI 상승률도 전년 동월 대비 8.6% 올라 2010년 11월 자료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특히 트럭 화물비용이 16.3% 올라 공급망 차질이 물가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확인시켜 줬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지금과 같은 인플레이션 추세는 일시적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이 떨어지지 않으면 Fed의 판단이 틀렸다는 의미로 시장의 우려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월마트와 타깃, UPS, 페덱스 등 4대 유통업체와 물류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최근 미국 내 물류대란을 일으키고 있는 주 원인으로 알려진 공급망 병목현상의 해결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물류업체 CEO들에게 연말 대규모 쇼핑 시즌을 앞두고 배송문제 등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미 의회를 통과한 인프라 투자법안 예산의 일부로 미국의 항만시설을 보완, 현대화하는 프로젝트에 투자해 항구 내 병목현상을 완화시키겠다고 발표했다. CNBC는 미 행정부가 앞으로 60일 이내 미 육군 공병대 인력을 동원해 약 40억달러(약 4조7000억원) 규모의 항만 건설 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며, 항만 현대화 사업에도 34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