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등 "군 병력 30만·복무기간 1년으로 단축" 제안

입력 2021-11-10 14:49
수정 2021-11-10 15:01

군인권센터 등 일부 시민사회가 한국군 상비병력을 30만명까지 줄이고 징집병의 군 복무기간도 현재의 18개월에서 12개월로 줄이자는 제안을 내놨다. 한국군의 목표를 유사 시 북한 안정화(점령)가 아닌 국토방어로 분명히 정립해 이를 바탕으로 병력 감축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군인권센터와 나라살림연구소, 참여연대는 10일 이같은 내용의 '평화와 인권의 관점에서 본 병역 제도 개편 방향'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저출산 등의 여파로 2025년부터 입영 대상자 수가 필요한 병력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며 근본적인 병역 제도 개편을 주장한 것이다. 이들은 2040년 20세 남성의 수가 10만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은 "한국군의 '적정 병력'이 어느 정도인지 결정하고 병력 감축 계획을 세우는 것이 차기 정부의 핵심적인 과제가 될 것"이라며 "병력 수요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에 대한 철학과 정책, 군사 안보 전략,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징병제로 인한 사회적 비용과 경제적 요소, 군 복무 환경 개선 등 복합적으로 고려해 병역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국방부가 제시한 2022년 상비병력 50만명 규모는 향후 남북 대화와 상호 위협 감소, 신뢰 구축 등을 위해서라도 지속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들 단체들은 △상비 병력 30만명으로 감군 △남녀 지원병 3만명 포함한 징병·모병 혼합제 도입 △의무 복무 12개월로 단축 △군 구조 효율화 △군 인권 개선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2020년대가 되면 인구가 급감해 현 병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문제 제기는 20여 년 전부터 제기돼 왔는데, 논의의 공전 속에 어느새 그 때가 도래했다"며 "병역 제도 개편은 국방부에만 맡겨 둘 것이 아니라, 다음 정부는 유관 부처와 시민사회, 학계의 지혜를 모을 수 있는 범정부 병역제도 개편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