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차 유도무기 '현궁'·해상감시레이더 등 양산…고속 성장 본격화

입력 2021-11-10 15:39
수정 2021-11-10 15:41
LIG넥스원은 100% 방위사업만 영위하는 순수 방산기업이다. 방산에만 투자할 수 있는 종목으로는 국내에서 유일하다. 방산주는 흔히 경기와 무관한 방어주로 인식되는데 LIG넥스원은 성격이 다르다. 오히려 실적이 턴어라운드 중인 성장주로 분류할 수 있다. 작년 실적 개선 후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이 6.5%에 달했고, 하반기에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LIG넥스원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실적 부진을 겪었다. 생산 예정인 무기를 설계하는 ‘체계 개발’이 길어지면서 여러 사업이 고전했다.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현궁(보병 중거리 대전차 유도탄), 천궁2(중고도 지대공 유도탄), IFF Mode5(피아식별장치), 대포병레이더, 해상감시레이더-Ⅱ 등의 양산이 시작됐다. 이에 힘입어 작년 영업이익은 637억원으로 전년 대비 252% 증가했다.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CIWS-2(근접방어무기체계), TICN TMMR(군 전술정보통신체계의 전투무선체계) 등이 추가로 생산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TICN TMMR는 2023년부터 본격 생산될 예정이다.

업황도 긍정적이다. 정부는 2022~2026년 국방중기계획을 통해 연평균 8%대의 방위력 개선비 증가 계획을 유지했다. 이에 더해 한국산 우선획득제가 시행됐다. 한국 방위산업의 구조적 성장의 길이 닦인 것이다. 국방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여러 사업이 추진 중인데 수년째 늘 앞세우는 분야는 ‘전략적 억제 능력 강화’를 위한 감시와 타격이다. 감시는 레이더 및 센서 기술이 적용되는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경합하는 기술이다. 타격은 탄도탄과 유도무기체계로 역시 LIG넥스원과 ㈜한화가 나눠 담당하는 사업이다. LIG넥스원은 특히 첨단유도체계 무기 부문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장기 전망도 밝다. 굵직한 첨단무기체계의 국산화 사업이 진행 중이다. 한국형 전투기 사업인 KF-X,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인 KDDX, 한국 설계 잠수함 KSS-3(도산안창호급 또는 장보고급)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사업에는 국산 장비가 대거 들어갈 예정이다. 당장 LIG넥스원이 개발해온 해군의 함대지, 함대함, 함대공 무기체계들이 KDDX와 KSS3에 적용되고, 국방과학연구소(ADD)와는 미래 KF-21에 적용될 공대지와 공대공 미사일도 개발하고 있다. 따라서 LIG넥스원의 전망은 2030년까지만이 아니라 2030년 이후에도 밝다. 첨단무기의 국산화를 독려하는 정부와 이를 잘 해내고 있는 LIG넥스원의 노력이 만난 결과다.

과거 한국은 해외 무기체계 구매에 의존해왔다. 외화를 지출할 뿐 아니라 무기체계의 개량과 발전이 거의 불가능했다. 우리가 전투기, 이지스함, 잠수함 등의 국산 무기체계를 갖추게 되면 여기에 사용되는 레이더, 미사일, 운영체제 등의 기술을 쉽게 국산화할 수 있다. LIG넥스원은 단순한 순수 방산주가 아니라 이런 트렌드와 함께 성장하는 성장주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2023년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감안하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도 매력적이다.

LIG의 목표주가를 7만5000원으로 제시한다. 2021~2022년 주당순이익(EPS)에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한 수치다. LIG넥스원이 바다와 하늘의 유도무기체계를 순조롭게 개발해 나간다면 2020년부터 2030년까지 회사의 전체 매출은 3조원대로 늘어난다. 작년 매출인 1조6000억원의 두 배로 성장할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수출 기대도 있다. 천궁과 자주대공포인 비호복합이 중동, 인도 등지에 수출되면 대형 호재다. 수출 기대가 반영되지 않은 현재 주가는 충분히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