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케인', 게임 이상의 짜임새 있는 스토리…독특하고 탄탄한 세계관 돋보여

입력 2021-11-10 17:00
수정 2021-11-11 00:22
게임 그 이상의 짜임새 있는 스토리, 독특하면서도 탄탄한 세계관 구성이 돋보인다. 황동혁 감독의 ‘오징어 게임’을 제치고 지난 8일 세계 넷플릭스 1위를 차지한 게임 애니메이션 ‘아케인’(사진). 7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로 공개된 이 작품은 미국 게임회사 라이엇게임즈의 PC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것으로, 잘 만들어진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영역을 새롭게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원천 IP가 지닌 막강한 힘과 영향력 덕분에 아케인은 공개 전부터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지난 9월 선보인 2분30초 분량의 공식 트레일러는 공개 한 달여 만에 1500만 뷰를 돌파했다. 기존의 LoL 이용자들은 게임 속 세상을 넘어서는 세계관이 구현되는 것을 보고 즐길 수 있고, LoL을 하지 않는 사람도 쉽고 재밌게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된 덕분이다.

작품은 쌍둥이 도시를 배경으로 한다. 선진 문명을 갖추고 새로운 미래가 펼쳐지는 지상도시 필트오버, 가난하고 피폐한 지하도시 자운. 두 도시 사이에서 마법 기술과 신념들이 충돌하고 인간의 욕망과 의지 등이 한데 뒤섞인다.

LoL의 캐릭터와 아이템들에 스토리를 입혀 입체적이고 다층적인 느낌을 선사한 이 작품은 많은 LoL 이용자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LoL의 인기 캐릭터인 바이, 징크스 자매다. 이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를 다독이며 함께한다. 자매의 따뜻함과 비극이 함께 부각되며 이야기는 영화처럼 짜임새 있게 전개된다. 자매를 지켜주는 밴더 등 게임에 등장하지 않은 새로운 캐릭터들도 추가돼 스토리 전개에 큰 역할을 한다. 게임 속에서 즐겨 사용했던 아이템들도 영상 작품의 주요 소재로 활용됐다.

뛰어난 기술력은 생동감을 극대화한다. 기존의 2D(2차원) 애니메이션 등과 달리 3D(3차원) 모델링 위에 원화를 입혀 색다른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두 도시를 질주하는 캐릭터들 사이에서 새로운 차원의 공간감도 느낄 수 있다.

아케인은 총 9부작으로, 1주일에 3회씩 공개한다. 현재까지 첫 3편이 공개됐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