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 뚫는 대구 사회적기업…4차 산업혁명 기술에 첨단 유통기법 도입

입력 2021-11-09 17:26
수정 2021-11-10 09:24
첨단기술과 과학적 유통기법을 도입하면서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대구의 사회적경제기업이 늘고 있다. 학생들을 위한 코딩 교구 제작과 공공기관의 까다로운 요구사항 및 수요 패턴을 분석하는 등 높은 기술력을 활용한 사업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대구시는 사회적경제기업들의 이 같은 ‘질적 변화’ 지원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코딩 교구 전국에 ‘입소문’9일 대구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북대 전자공학과에 재학 중이던 동료 4명이 2017년 창업한 코딩교육 전문기업 비피랩(대표 권기동)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약 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도 1억5000만원보다 4배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올해는 매출이 15억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직원은 30명으로 늘어났다.

비피랩이 이처럼 고성장한 것은 코딩 교구 덕분이다. 비피랩이 개발한 교구는 아두이노(다양한 센서나 부품을 연결할 수 있고 입출력, 중앙처리장치가 포함된 기판)와 몇 가지 센서를 활용해 학생들이 전자악기, 공기청정기, 스마트팜까지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만듦새가 좋고 교육 효과가 뛰어난 것이 전국으로 알려지면서 매출의 90%가 대구 역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금까지 20여 종의 교구를 개발했다.

대구시는 비피랩처럼 코로나 시기에도 고성장한 기업들의 사례를 확산하기 위해 10일부터 13일까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등에서 ‘대구사회적경제 박람회’를 연다. 대구의 대표 사회적경제기업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라이브커머스가 네이버스토어 ‘민생상회’에서 진행되고 온라인 박람회 세미나, 학술행사도 열린다.

“공공기관 요구사항 과학적 분석”대구의 사회적경제기업 56개가 세운 사회적협동조합이자 유통전문채널인 무한상사의 연계 매출도 2018년 13억원에서 지난해 91억원으로 뛰었다. 임영락 무한상사 이사장은 “사회적경제기업 제품과 서비스를 우선 구매할 수 있는 제도가 많지만 공공기관은 사회적경제기업을 잘 모르고, 사회적경제기업은 공공기관의 요구사항을 잘 맞추지 못해 미스매치가 발생했다”며 “무한상사가 이를 하나씩 해결하면서 매출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무한상사는 공공기관의 복잡한 요구사항과 수요 패턴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사업에도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지능형 알고리즘 개발 및 공공시장 맞춤형 서비스 플랫폼 개발’ 사업을 대구의 빅데이터 기업인 더아이엠씨와 함께 따내 내년까지 추진한다.

대구의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강북희망협동조합, 반야월연근조합 등이 올해 함께 만든 샐러드도시락 소셜프랜차이즈 ‘포유’도 고객 니즈에 맞춘 변화로 성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현구 동행 대표는 “천편일률적인 도시락에서 탈피해 젊은 세대,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시장 변화에 대응했다”며 “지난 6월 개장한 1호점은 대구혁신도시 100여 개 음식점포 가운데 매출 순위 5위 안에 들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소개했다. 포유는 2, 3호점 개점을 준비 중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공공기관과 시장의 변화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대응하는 과정에서 대구 사회적경제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대구시가 이 같은 변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