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K "안트로젠과 대상포진 신경통 치료제 개발 협력 모색"

입력 2021-11-09 16:06
수정 2021-11-11 07:25
바이오벤처 CSK는 대상포진 치료제 후보물질의 도출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현재 미국 특허청에 예비특허(provisional patent) 출원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CSK는 2019년 미국 조지아주립대(UGA)의 주중광 석좌교수와 안트로젠의 이성구 대표, 김미형 최고과학책임자(CSO)가 공동 창업한 회사다.

주력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의 적응증은 대상포진 및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다. CSK에서 현재 개발 중인 후보물질은 유리딘 유도체다. 바이러스의 디옥시리보핵산(DNA) 합성 시 바이러스의 'Uridine tri-phosphate' 위치에 CSK의 후보물질이 치환돼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한다. 약물농도에 비례해 바이러스의 양을 검출한계 미만으로 떨어뜨리는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나타낸다는 설명이다.

또 신경절로의 분포가 용이하도록 지용성을 높였다. 신경절에 침투한 바이러스까지 검출한계 미만으로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상포진은 정상 면역상태에서 잠복돼 있던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세포막을 깨고 신경섬유를 따라 이동해 감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치료제로는 아시클로버와 팜시클로버가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PHN)은 급성대상포진의 피부발진이 소진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난치성 만성통증 증후군이다. 출산통(통증척도 18)보다 더 높은 수준의 통증(통증척도 22)을 야기한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통증 완화를 위해 항경련제 등의 약물치료와 더불어 말초신경 차단술, 경막외 신경차단술 등이 시행되고 있으나 마땅한 치료제는 없는 실정이다.

대상포진 및 대상포진 감염 후 신경통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증가세다. 대상포진의 발병률은 1000명당 3~10명 꼴이다. 40~50세 이후 발병률이 급속하게 증가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국내 대상포진 치료비용은 857억원을 기록했다. 미국의 경우 연간 약 100만명이 대상포진으로 진단된다. 이 중 약 20%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고통받고 있다. 환자의 연령이 60대 이상인 경우에는 신경통으로의 이환률이 40%까지 증가한다는 통계가 있다.

CSK는 UGA의 특허물질인 'L-BHDU'를 근간으로, 신경절 분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지용성을 높인 후보물질을 도출했다. 신경통을 일으키는 신경절에 침투한 대상포진 바이러스를 잡기 위해서다.

CSK는 시험관 시험(in vitro) 결과 우수함을 보이는 3개의 후보물질에 대해 뉴욕주립대 업스테이트 의대의 제니퍼 모팻 교수팀에서 동물실험(in vivo)을 진행했다.

모팻 교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인정하는 대상포진 치료제 동물모델을 개발한 세계적 권위자다. 이 모델은 누드마우스에 사람피부를 이식, 형광 표지한 대상포진 바이러스를 감염시켜 형광 표지의 강도로 바이러스의 양을 확인하는 것이다. 대다수 대상포진 치료제의 동물실험은 모팻 교수팀이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직접(Head to head) 비교가 아니기 때문에 해석은 조심스러우나, CSK 개발 화합물의 대상포진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는 현재 시판 중인 아시클로버 대비 750배 높았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또 경구 투여에서도 피하주사 시와 동등 이상의 효과를 보였다. 경구용 제제로의 개발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동물실험을 진행한 3개의 후보물질 중 한 물질은 단순포진 바이러스(HSV 1&2)에 대한 효과도 확인했다. 추가 적응증 개발을 진행 중이다.

CSK와 UGA가 공동 개발한 물질의 특허권한은 양 기관이 각각 50%씩 소유하게 된다. 본 화합물의 개발자는 주중광 교수다. 이성구 대표와 김미형 박사는 B형간염 치료제 신약의 후보물질 선정부터 시판까지 경험했다. 이들의 경험이 CSK 후보물질의 성공적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 중이다.

김미형 CSK CSO는 "이번 물질의 임상은 미국에서 진행할 예정"이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 승인 후, 1상과 2상을 미국 내 대학병원에서 진행하는 것에 대해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물질을 대상포진 후 신경통 치료에 있어 독보적인 위치를 가진 글로벌 제품으로의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SK는 이 후보물질의 개발에 있어 안트로젠과의 협력방안을 모색 중이다.

한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