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도권 상위 20% 아파트값이 처음으로 15억원을 넘었다. 15억원은 '대출 금지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수도권 상위 20% 아파트를 사려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9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상위 20%(5분위) 아파트값은 평균15억307만원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수도권 5분위 아파트값은 올해 6월 14억1616만원으로 14억원을 넘은 이후4개월 만에 15억원을 넘어섰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5월 7억2133만원보다는 2배 이상 올랐다.
15억원은 초고가 주택을 가르는 기준이다. 정부는 2019년 '12·16 대책'을 통해 투기과열지구 내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실수요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이기도 한데, 14억원까지는 집값이 쉽사리 오르다가도 15억원을 앞두고는 거래가 정체되기도 한다.
지난달 기준 서울 상위 20% 아파트값(23억673만원)은 23억원, 경기(9억5950만원)는 10억원선에 다가섰다. 인천(7억3874만원)은 7억3000만원을 넘었다.
서울지역 중위 가구의 소득과 집값 격차는 사상 최대치로 벌어졌다. 2019년 6월 기준 12.9였던 '연 소득 대비 주택구매가격 비율(PIR)'은 2년 만인 올해 6월 18.5로 치솟았다. PIR은 주택 가격을 가구 소득으로 나눈 것이다. 서울에서 소득과 주택가격이 중간 수준인 3분위를 기준으로 했을 때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8년 6개월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