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동물원에서 금연 홍보를 위해 새끼 원숭이 입에 담배를 물린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중국 허베이성 '헝수이 야생동물원'은 최근 담배를 입에 문 새끼 원숭이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자기 얼굴만 한 담배를 물고 있는 새끼 원숭이는 담배 연기가 따가운지 눈을 깜빡이며 연신 고개를 숙인다. 이후 사육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담배가 얼마나 건강에 안 좋은지 모르느냐"면서 원숭이 입에서 담배를 빼앗는 모습이 담겼다.
원숭이는 입에서 담배가 떨어지자 어지러운 듯 눈을 비비며 뒤로 넘어졌다.
원숭이에게 담배를 물린 쪽은 동물원으로, 흡연의 위험을 알리려는 목적으로 영상을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또 원숭이가 실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전했지만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잔인하다고 입을 모았다.
네티즌들은 "새끼 원숭이에게 불필요한 학대", "영상 속 원숭이 아프고 어지러운 듯 보인다", "너무 끔찍하다", "동물원은 동물을 아끼고 보호하는 곳이다"라고 비난했다.
특히 이 영상이 올라온 시점이 중국 내에서 '동물복지'에 대한 이슈가 크게 화제되고 있던 상황이었다는 점도 비난의 목소리를 키웠다.
지난 9월 중국 상하이시의 한 아파트에서는 행후 1개월 미만의 고양이 70여마리와 강아지 30여마리 반려동물 100마리 이상이 들어있는 택배 상자 수십개가 발견돼 충격을 안겼고, 지난해 10월에도 허난성의 한 물류 창고에서 개와 고양이, 햄스터, 토끼 등 동물 5000마리가 들어 있는 택배 상자가 발견됐다.
현지 공안의 조사 결과 택배 상자 속 동물은 중국에서 '랜덤 뽑기'로 불리는 반려동물 '상품' 택배로 확인됐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담배 연기에 노출된 동물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폐렴과 안과질환, 심장병, 암과 같은 질병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고 경고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