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 "내년 경제성장률 3.2% 전망…인플레·부채가 리스크 요인"

입력 2021-11-08 15:40
수정 2021-11-08 15:41
한국금융연구원이 8일 내년도 한국 경제성장률을 3.2%로, 소비자물가는 2.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연 '2021년 금융동향과 2022년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로 제시했다.

내년에는 우리나라 및 신흥국의 백신 접종 확대로 수요가 견조하게 회복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글로벌 인플레 장기화 가능성 △우리나라 및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가능성 △높아진 자산가격과 급증한 부채규모에 따른 금융불균형 등이 회복세를 제약할 전망이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3.4%에서 내년 3.5%로 높아지고, 설비투자는 8.3%→3.0%, 건설투자는 0.4%→3.6%, 총수출은 8.6%→3.0%, 총수입은 7.6%→4.2%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최근 70%를 넘어선 백신 접종 완료율, 개선세가 뚜렷한 소비자 심리지수, 위드코로나로의 정책전환 등에 따라 민간소비 회복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 회복하면서 IT 품목을 중심으로 재화 교역이 확대돼 왔는데, 서비스 교역의 점진적인 회복도 우리나라 교역 규모 증가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3%로 높아진 후 내년에는 물가안정목표 수준인 2.0%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실장은 "내년 상반기 중 공급측 요인의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측 요인이 더해지면서 2%를 상회하는 높은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하반기에는 공급병목현상의 완화,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물가상승률이 점차 낮아져 1%대 중반 수준을 나타낼 전망"이라고 밝혔다.

경상수지는 2021년 925억 달러로 확대되지만, 2022년엔 823억 달러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원·달러 평균 환율은 한국은행의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 수출 호조 지속 등으로 올해(1145원)보다 다소 낮은 1135원 수준으로 내다봤다.

내년 경제에 위협이 될 만한 요인으로는 '글로벌 인플레 확대 가능성'을 꼽았다. 박 실장은 "예상보다 빠른 경기개선에 따른 수요가 증대되면서, 팬데믹 이후 생산능력 회복 속도가 미흡하면서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미국에선 베이비부머가 조기 은퇴하면서 주택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기대인플레가 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국내에서 금리인상이 본격화하면서 이자부담 확대로 민간 소비가 억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연구원은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전체 차주의 9.6%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5%포인트 증가한다고 추정했다. 소득의 5%를 추가로 이자로 부담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도 글로벌 공급망 이슈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김명규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은 "최근 요소수 문제도 불거졌지만 차량용 반도체,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슈가 발생하고, 해결방안 찾는데도 어렵다"며 "가계부채와 금리인상도 리스크 요인이지만, 3월 만기연장 조치와 관련된 리스크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