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수출 제한에 따른 국내 요소수 품귀사태로 주요 전략 광물의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와 자원 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자체 광물자원 개발률은 점점 뒷걸음질 치고 있고, 이미 보유하고 있는 해외 광물자산 역시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국내 산업에 핵심적인 광물 자원에 대해선 당장은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더라도 자원 안보 차원에서라도 장기적 관점의 국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해외 광물자원 확보에 대한 정부의 소극적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광산이 꼽힌다. 암바토비 광산은 니켈 원광 1억4620만t이 매장된 세계 3대 니켈 생산 광산이다. 한국광해광업공단 전신인 한국광물자원공사는 2006년 암바토비 개발에 뛰어들어 현재 암바토비 광산의 지분 33%를 갖고 있다. 니켈은 배터리산업의 핵심 원료로 꼽히지만 광물자원공사는 지난해부터 지분 전량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암바토비 개발 사업의 수익성이 낮고, 광물자원공사의 경영 악화로 정부가 2018년부터 광물자원공사의 모든 해외자산을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년 사이 국제 니켈 가격이 23.5% 상승하는 등 상황이 반전됐다. 국내 기업에 안정적으로 니켈을 공급하기 위해선 정부가 광산 매각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향후 미·중 패권경쟁이 심해질수록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 균열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적인 수익성이 아니라 미래 공급 부족에 대비하는 측면에서 암바토비 광산 지분 매각 방침을 철회하고 해외 광물자원에 대한 투자를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주요 원자재 확보를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발표한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에 따르면 리튬·희토류의 자원개발률은 2013년 9.6%에서 2018년 0.7%로 급감했다. 자원개발률은 국내 원자재 소비량 대비 국내 기업의 해외 원자재 생산량 비율을 의미한다. 이명박 정부 때의 해외자원 개발이 ‘적폐’로 몰리며 정부 지원이 줄어든 영향이다. 산업부 스스로 “신산업 소재·부품 확보를 위한 원료광물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투자 부진으로 자원개발률이 저하되고 있다”며 “자원안보 역량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 부재하다”고 평가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