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연임 앞둔 시진핑 '3대 지도자'로 올린다

입력 2021-11-07 16:53
수정 2021-11-08 01:1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을 결정하는 중요 이벤트 중 하나인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 전회)가 8~11일 베이징에서 열린다. 이번 6중 전회에선 시 주석을 마오쩌둥, 덩샤오핑에 이어 ‘3대 지도자’로 끌어올리는 내용의 ‘역사 결의’를 심의할 예정이다. 역사 결의가 나오는 것은 중국 공산당 역사상 이번이 세 번째다.

마오쩌둥급으로 격상중국 공산당은 5년에 한 차례 가을에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열어 지도부를 결정한다. 중앙위원회 전제회의는 통상 5년 동안 총 7차례 열린다. 9500만 명 공산당원 중 핵심인 370여 명의 중앙위원과 후보위원이 한자리에 모인다. 그동안 6중 전회에선 차기 지도부의 윤곽이 정해졌다.

2016년 6중 전회에선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라는 표현이 처음 등장했다. ‘핵심’이란 말은 덩샤오핑과 장쩌민에게 쓰였지만 후진타오 전 주석에게는 붙지 않은 표현이다. 중국 공산당 특유의 집단지도체제가 시 주석 1인 체제로 바뀌는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이번 6중 전회는 시 주석 장기 집권의 당위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법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는 2018년 3월 헌법에서 국가주석 3년임 제한 조항을 없애 시 주석이 장기 집권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공산당 역사상 세 번째 ‘역사 결의’인민일보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번 6중 전회에서 ‘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한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결의’를 심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공산당 100년 역사에서 ‘역사 결의’는 두 차례 이뤄졌다. 1945년 6기 7중 전회에서 마오쩌둥의 지도력 확립을 인정한 ‘약간의 역사문제에 관한 결의’가 있었다. 마오가 친소련파와의 권력투쟁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한 것도 이때다.

1981년 11기 6중 전회에선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을 다진 ‘건국 이래 당의 약간의 역사문제에 관한 결의’를 의결했다. 덩샤오핑은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 등 마오쩌둥 시대의 과오를 ‘좌경향 편향 오류’로 규정하면서 개혁개방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앞선 역사 결의는 전임 집권자의 실정을 비판하면서 새 지도자의 권위를 공고히 했다는 게 공통점이다. 이와 관련해 신화통신은 지난 6일 시 주석을 소개하는 장문의 기사에서 “2012년 집권한 시 주석이 시작한 개혁은 덩샤오핑 개혁의 계승이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30여 년의 개혁개방으로 국력이 커졌지만 빈부격차와 생태 파괴 등의 문제도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번 역사 결의에선 개혁개방의 최대 그늘인 빈부격차 문제의 해결책으로 시 주석이 역점을 두고 있는 ‘공동부유’ 정책의 역사적 당위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길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다만 ‘공산당 100년의 성취’를 내건 만큼 전임자들의 과오를 부각하는 것보다는 공산당 100년 역사를 통째로 긍정하는 내용이 중심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5년 임기 동안 7차례 중전회공산당 수뇌부인 중앙위원회는 당 지도부 인사, 정부 각 부처 장관, 31개 성·시 수뇌부, 고위 장성, 대형 국유기업 경영진 등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관례적으로 5년간의 임기 동안 7차례 전체회의를 연다.

과거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는 베이징 자금성 맞은 편 인민대회당에서 개최했지만 현재는 중국에서 가장 안전한 호텔로 불리는 베이징 장시호텔에서 열린다. 회의는 비공개로 하며 폐막일에 공보를 통해 결과를 내놓는다.

당대회 직후의 1중 전회는 지도부 중에서도 핵심인 25명의 중앙정치국 위원과 7명의 상무위원을 뽑는다. 이듬해 초 2중 전회에선 국가기구의 주요 인사를 결정한다. 같은 해 3중 전회와 이듬해 4중 전회는 주요 정책을 논의하고 4년차 5중 전회에선 차기 5개년 경제계획을 심의한다. 7중 전회는 당대회 직전에 열려 주요 안건을 정리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