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의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가 예정대로 시행되면서 증권시장에는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선 이번주 국내 증시가 단기적으로 안도 흐름을 보이겠으나 3000선을 맴도는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10월29~11월5일)는 전주보다 1.41포인트(0.04%) 하락한 2969.27에 장을 끝냈다. 지난 주 코스피지수는 하루(2일)를 제외하고 종가 기준 3000선을 밑돌았다. 지난주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6546억원, 2919억원 팔아치운 반면 기관 홀로 9347억원 사들였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1% 가까이 상승했다. 코스닥은 9.02포인트(0.90%) 오르며 1001.3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이 홀로 5993억원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936억원과 275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 했다.
지난주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주보다 1.41% 오른 36,327.95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2.00%, 3.05% 상승했다.
최근 시장에선 미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당초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10월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가 예상치를 뛰어넘으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제롬 파월 Fed 의장이 테이퍼링이 곧 기준금리 인상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시장을 안심시킨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통화정책 불확실성 완화…글로벌 공급망 차질 여전증권가에선 미 Fed의 통화정책 변화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완화됐지만, 글로벌 공급망 차질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더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에 포진한 반도체, 자동차 등 업종의 내년도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는 점도 불안요소 꼽힌다.
최근 미 Fed는 이달 중(later this month) 완화정책을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놓았던 채권매입을 통한 초완화 정책을 처음으로 회수하는 것이다.
제롬 파월 Fed의장은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일시적"이라는 표현을 유지했으며, Fed는 필요한 경우 채권매입 속도를 높이거나 늦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리 인상 기대 역시 차단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미 Fed의 긴축 강화 우려가 진정되면서 국내 증시 등 신흥국 지수의 상대 수익률이 추가적인 하락 위험에서 벗어났지만, 수익률 갭이 추세적인 회복으로 전환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전망 불안이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향후 한달가량이 신흥국 증시 및 코스피 추이의 고비가 될 전망"이라며 "이 과정 속에서 상대 수익률 부진의 바닥권 통과가 확인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수는 횡보…대선 공약 수혜株 주목해야이번주에는 미 Fed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완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맴돌 것으로 전망된다. 신흥국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선 글로벌 공급망 차질 해소인데,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지수가 2930~3060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수는 횡보하는 가운데 개별 종목의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Fed가 9월에 시사했던 바와 테이퍼링 실시를 공식 선언했는데, 월 150억 달러씩 올해 11월부터 시작해 내년 6월에 종료될 예정으로 테이퍼링 규모와 방법 모두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시장에 잔존하던 테이퍼링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국 주가 상승의 열쇠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 해소"라면서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이슈가 아닌만큼 적어도 올해 연말까지 코스피는 3000 중심의 박스권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주 주목할 만한 업종으로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항공·여행주, 대선 공약 수혜가 기대되는 수소·친환경 업종이 부각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대선 후보들의 최종 공약집이 발표되면 정책 관련주들이 명확해질 것"이라며 "현재 공약상으로는 민주당은 친환경 분야에, 국민의힘은 디지털, 건설, 원전 분야에 관심이 높다. 향후 여론조사에 따라 관련주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