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 영탁(박영탁)이 자신의 노래 '니가 왜 거기서 나와'의 인기를 높이기 위한 음원 사재기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6일 가요계에 따르면 영탁은 팬 카페에 글을 올려 "언론에 보도된 의혹처럼 제가 이 건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저는 이미 수사기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이 건과 관련해 무혐의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영탁의 소속사 대표인 이재규 밀라그로 대표는 지난 2019년 영탁의 발매곡 '니가 왜 거기서 나와'의 음원 스트리밍 수를 조작한 혐의(음악산업진흥법 위반 등)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 사례는 소문만 무성하던 가요계 '음원 사재기'가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어서 파장이 컸다. 일각에서는 영탁도 이 같은 범죄 사실을 인지하고 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특히 일부 매체에서 영탁이 음원 사재기 작업 현장으로 의심되는 모니터 사진을 두고 공감하는 취지의 이모티콘으로 답했다는 보도를 하면서 이 같은 의구심은 힘을 얻었다.
영탁은 "제 입장에서는 현장에서 뛰어야 할 매니저가 왜 모니터 사진을 보내는지 솔직히 한심한 생각이 들어 의미 없는 이모티콘을 보낸 것"이라며 "이것이 불법 스트리밍 작업이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제가 이 일을 알게 된 것은 지난해 2월 '미스터 트롯'에 참가할 시기에 대표님과 그 매니저 사이에 작은 다툼이 있을 시기"라며 "당시 대표님은 미안해하며 일련의 과정에 대해 설명하며 사기당한 것 같다고 이야기해줬다. 솔직히 제 의견을 묻지 않고 진행된 일에 화가 난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더 냉철하게 주위를 살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점이 후회되고 죄송스러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 역시 "이번 건은 제가 독단적으로 진행한 것"이라며 영탁이 음원 순위 조작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2019년 영탁의 발매곡인 '니가 왜 거기서 나와'의 음원 순위를 높이기 위해 A씨에게 수천만원을 건넨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다만 해당 음원이 주요 음악 업체 순위 10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등 실제 차트 조작이 성공하지는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대표 측은 지난 4일 공식 입장을 통해 "저는 이번 사건의 혐의점을 모두 인정하고 있으며 깊이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며 "2019년 음원 스트리밍 방법에 대해 알게 됐고 무명가수 곡을 많은 분들께 알리고자 하는 개인적인 욕심에 잠시 이성을 잃고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다"고 했다.
그는 "이번 건은 제가 독단적으로 진행했으며 당시 가수는 음악적인 부분과 스케줄을 제외한 회사의 업무 진행방식에 관여 등을 할 수 없었고 정보 또한 공유 받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라며 "오랜 무명 생활 끝에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능력만으로 주목 받게 된 아티스트에게 누를 끼쳐 미안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