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증시를 달궜던 ‘기업공개(IPO) 대어’들의 보호예수 물량이 다음주 줄줄이 시장에 풀린다. 오버행(대규모 매각 대기 물량) 우려가 당분간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어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5일 카카오뱅크는 4.67% 하락한 5만7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IET는 4.28% 내린 14만5500원, 크래프톤은 3.63% 내린 45만1000원에 마감했다. 세 종목의 공통점은 다음주 보호예수 해제일이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8일, 크래프톤과 SKIET는 각각 10일과 11일에 보호예수 물량이 풀린다.
보호예수는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기관투자가 등 주요 주주에게 상장 후 일정 기간 주식을 팔 수 없도록 한 것이다.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면 단계적으로 주식을 매도할 수 있어 해제일 즈음 해당 주식의 수급에 영향을 미친다.
증권가에서는 시가총액 대비 실질 유통 물량이 적은 카카오뱅크와 SKIET가 상대적으로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3개월 의무확약 물량은 506만8543주로, 전체 상장 주식(4억7510만237주)의 1.1% 수준이다. 하지만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실질 유통 물량을 감안하면 비중은 5.9% 수준으로 추산된다”며 “3사 중 실질 유통 물량이 적어 매도 충격이 더 클 수 있다”고 했다.
SKIET의 경우 이번에 시장에 풀리는 기관 6개월 확약분은 총 상장주식 수의 2.9% 수준이다. 고 연구원은 “앞서 3개월 보호예수가 해제됐던 8월과 비교하면 비중이 1.3%포인트 낮아졌지만 실질 유통 물량 대비 높은 수준”이라며 “거래대금도 8월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해 매도 충격이 더 강할 수 있고 2대 주주 프리미어슈페리어의 보호예수 의무도 해소된다는 게 부담”이라고 했다.
크래프톤은 상황이 좀 더 복잡하다. 보호예수 해제일 이틀 뒤인 12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정기변경 종목이 발표된다. 크래프톤은 편입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꼽힌다. 상장주식 수 대비 3개월 보호예수 물량이 2.8% 수준으로 매물 출회 리스크가 낮지 않지만 지수 편입 호재가 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