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대어' 방어전 앞두고…SKIET·카뱅·크래프톤 주가 줄하락

입력 2021-11-05 14:34
수정 2021-11-05 14:59

올 들어 증시를 달궜던 '기업공개(IPO) 대어'들의 보호예수 물량이 다음주 줄줄이 시장에 풀린다. 오버행(대규모 매각 대기 물량) 우려가 당분간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어 투자에 유의가 필요하다.

5일 오후 1시 25분 기준 카카오뱅크는 3.83% 하락한 5만7700원에 거래 중이다. SKEIT와 크래프톤은 각각 3.62% 내린 14만6500원, 2.88% 내린 45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세 종목의 공통점은 다음주 보호예수 해제일을 맞는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8일, 크래프톤과 SKIET는 각각 10일과 11일에 보호예수 물량이 풀린다.

보호예수는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기관투자자 등 주요 주주에게 상장 후 일정 기간 주식을 팔 수 없도록 한 것이다.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면 단계적으로 주식을 매도할 수 있어 해제일 즈음 해당 주식의 수급에 영향을 미친다.

증권가에서는 시가총액 대비 실질 유통물량이 낮은 카카오뱅크와 SKIET가 상대적으로 더 큰 충격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3개월 의무확약 물량은 506만8543주로, 전체 상장 주식(4억7510만237주)의 1.1% 수준이다. 하지만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실질 유통물량을 감안하면 비중은 5.9% 수준으로 추산된다"며 "3사 중 실질 유통물량이 낮아 매도충격이 더 클 수 있다"고 했다.

넷마블의 지분처분 가능성이 높은 것도 리스크다. 넷마블은 카카오뱅크 상장월인 8월에 두 차례 지분을 처분한 경험이 있다. 잔여 지분 1.6%의 유통 제한이 이번에 해소된다. 최근 스핀엑스 인수로 대규모 자금 확보 유인도 있다.

SKIET의 경우 이번에 시장에 풀리는 기관 6개월 확약분은 총 상장주식 수의 2.9% 수준이다. 고 연구원은 "앞서 3개월 보호예수가 해제됐던 8월과 비교하면 비중이 1.3%p 낮아졌지만 실질 유통물량 대비 높은 수준"이라며 "거래대금도 8월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해 매도 충격이 더 강할 수 있고 2대 주주 '프리미어 슈페리어'의 보호예수 의무도 해소된다는 게 부담"이라고 했다. 프리미어 슈페리어의 지분은 8.8%인데 현재 수익률이 200%가 넘는다.

크래프톤은 상황이 좀더 복잡하다. 보호예수가 해제일 이틀 뒤인 12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정기변경 종목이 발표된다. 크래프톤은 편입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꼽힌다. 상장주식 수 대비 3개월 보호예수 물량이 2.8% 수준으로 매물출회 리스크가 낮지 않지만 지수 편입 호재가 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8월에 보호예수 해제와 MSCI 편입을 동시에 겪었던 SKEIT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SKIET 주가는 3개월분 보호예수 해제일이었던 8월 11일 3.8% 하락했다가 다음날 MSCI 한국지수 편입 발표일에 7.4% 상승했다. 고 연구원은 "크래프톤의 MSCI 편입 가능성을 높게 본다면 오버행 관련 비중축소와 발표 전 매수로 신축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