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컥한 류승룡…"'장르만 로맨스' 위드 코로나 견인차 됐으면" [인터뷰]

입력 2021-11-05 11:03
수정 2021-11-05 11:42

배우 류승룡이 '장르만 로맨스' 개봉을 앞둔 기대감을 전했다.

류승룡이 주연한 영화 '장르만 로맨스'는 단계적 일상 회복 체계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위드(with) 코로나' 시기에 개봉하는 작품이 됐다. 5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류승룡은 "어제 시사회를 하는데 눈물이 왈칵 났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직까지 한 줄 띄어앉기를 했으나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지 몰랐다. 우리가 능동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선별해 같은 공간에서 영화를 보고, 끝나고 나서 이야기를 하는 것. 이런 영화적 경험이 얼마나 소중하고 활력소가 되었었는지 이번 기회를 통해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소중함을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 '장르만 로맨스'와 11월에 개봉하는 영화들이 '위드 코로나'의 포문을 열고 마중물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특히 우리 영화가 견인차가 됐으면 한다"며 웃었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는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로 얽힌 이들과 만나 일도 인생도 꼬여가는 베스트셀러 작가 현(류승룡)의 버라이어티 한 사생활을 그린 작품이다. 단편 '2박 3일'로 2017년 미쟝센 단편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며 감독으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은 조은지 감독의 첫 장편 영화다.

류승룡은 '극한직업' 개봉 전 '장르만 로맨스'를 선택했다고 했다. 그는 "'극한직업' 때 팀워크가 너무 좋았고, 촬영 내내 행복했던 아름다운 기억이 있었다. 최선을 다해 행복하자라는 생각을 하던 중 '장르만 로맨스' 시나리오를 봤다. 다양한 캐릭터 나오고 공감이 되고,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았다. 재밌는 시나리오를 보면 저도 모르게 연기를 하고 있더라. 이 영화가 그랬다. 팀워크를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의 힘이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 대해 류승룡은 "내 필모그래피의 방점을 찍을 영화"라고 했다. 그는 "그 전에는 '시크릿', '최종병기 활', '염력' 등 주변에서 볼 수 없는 인물을 했었다. 생활 밀착형 인물을 하는 데 두려움과 갈급함이 있었다. 조은지 감독은 배우로서 연기를 참 자연스럽게 잘한다고 생각했다. 감독과 이야기하며 난 이런 게 아킬레스건이고 두렵다, 도와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조은지 감독의 디렉팅에 대해 류승룡은 "말을 음표로 치면 저는 정음으로 대사를 했다. 조은지 감독은 샾 두 개, 플랫 세 개, 점점 여리게 이런 것까지 언어를 만져줘서 '방점'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하게 됐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전날 열린 시사회에서 오랜만에 배우들을 만난 후 류승룡은 촬영 당시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고 했다. 그는 "극 중 인물처럼 저희도 성장판이 열려있는 것 같다. 우리는 맷집이 생겼음에도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다. 배우들, 감독도 이 영화를 통해 성장을 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심장이 터질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조은지 감독은 시사회 끝나고 펑펑 울었다. 여러 감회들이 물밀듯이 온 것 같다. 삐쩍 마른 그 등에 엄청난 짐을 지고 잘 항해를 한 것 같다. 웃으며 잘 봤다는 말에 와르르 무너져 내린 것 같다"고 했다.



극 중 류승룡은 녹록지 않은 두 번째 결혼 생활에 두 배로 나가는 양육비, 후배 작가들은 치고 올라오는데 7년째 글은 안 써져 벼랑 끝에 몰린 작가 '현' 역을 맡아 모든 케미의 중심이 되어 극을 끌어간다. 류승룡을 필두로 오나라, 김희원, 이유영, 성유빈, 무진성까지 찰떡같은 캐릭터 소화력으로 공감과 재미를 그려낸다.

류승룡은 "시나리오의 특이점이자 매력점은 지질하면서도 응원을 얻을 수 있는 공감이 가는 캐릭터에 있다. 인간 존중을 바탕으로 한 사람이기 때문에 따뜻함을 주며 흐뭇하게 미소를 지을 수 있지 않았나. 여러 명에게 따귀를 맞고 혼날 정도로 비호감스럽기도 하지만 동점심도 유발한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인생에서 일상의 피로도를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2018년 '극한직업'으로 천만 대박을 낸 류승룡은 '장르만 로맨스'를 통해 또다시 홈런을 노린다. 그는 미워할 수 없는 작가 현을 완성해 '케미 황제'의 면모를 톡톡히 드러냈다.

'장르가 류승룡'이라는 말에 그는 "장르는 조은지라고 이야기하고 다닌다"고 했다. 그는 "말맛에 대한 코미디는 장진 감독과 열두 작품을 하며 체화된 것 같다.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의 말맛도 장 감독과 지점이 닿아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몸짓에 대한 언어는 난타 공연을 5년 한 것이 자양분이 됐다. 재밌어야 하는데 말을 하면 안 되는 공연이라 세계 각국에서 공연을 하면서 보편적인 웃음의 포인트를 경험으로 알게 됐다. 당시는 고단하고 힘들었지만 결국 영화에 녹여지고 관객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이 된다"고 했다.

류승룡은 "유머와 웃음이 가장 큰 치유제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영화를 통해 관계, 주변, 상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