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홍라희, 해인사에 '디지털 반야심경' 선물한 이유

입력 2021-11-05 09:17
수정 2021-11-05 09:18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추사 김정희의 친필을 초고화질로 촬영해 책자로 만든 '디지털 반야심경'을 경남 합천 해인사에 선물했다.

5일 재계와 불교계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홍 전 관장은 지난 1일 해인사를 찾아 방장 스님에게 추사 김정희가 직접 쓴 '반야심경'을 디지털로 제작한 책을 선물했다.

해인사는 지난해 12월 자체적으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49재를 봉행한 곳으로, 이 부회장과 홍 전 관장이 이에 대한 고마움을 담아 선물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본은 국가에서 지정한 보물로, 디지털 반야심경은 기존 책자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홍 전 관장은 해인사를 찾았던 당시 방장 스님과의 대화에서 '메타버스'를 언급하기도 했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 세계가 상호작용하는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그는 "디지털 기술이 너무 발전해서 이를 활용해 학예사들이 좋은 전시를 얼마든지 꾸릴 수 있다"며 "가상공간이 생기면 그 속에서 리움 컬렉션을 다 볼 수 있는 세상이 온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과 홍 전 관장은 이 회장의 1주기(10월25일)를 맞아 이달 1일 해인사를 찾은 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생가가 있는 의령에서 1박을 했다. 이튿날인 2일에는 경남 양산의 통도사를 찾았다.

한편 삼성문화재단은 리움미술관의 메타버스관 개관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말 '메타리움(meta. LEEUM)'이라는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하기도 했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장기화에 따른 오프라인 관람의 제약을 줄여 문화·예술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