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9살 소녀가 순발력을 발휘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위험에 처한 부모의 목숨을 구했다.
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록톤에 거주하는 제일린 바르보자 브랜당(9·여) 일가족은 지난달 28일 지역을 휩쓴 폭풍으로 약 사흘간 집에 전기가 끊겨 발전기를 가동했다.
발전기 사용을 마친 이들은 전원을 끄고 코드를 뽑은 뒤 보관을 위해 집 안으로 들여놨고, 이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 발전기는 출입문이나 창문, 환기구에서 최소 6m 이상 간격을 두고 보관해야 일산화탄소 중독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조치를 하지 않은 브랜당의 부모는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쓰러졌고, 브랜당은 당황하지 않고 재빨리 구조 신고에 나섰다.
그는 아버지의 휴대폰을 집어들어 아버지 얼굴에 갖다 대 안면인식으로 잠금을 해제해 신고에 성공했다. 이후에는 7살 동생을 데리고 집에서 나와 이웃에 도움을 요청했다.
브랜당의 재빠른 신고로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는 일가족을 병원으로 옮겼고, 당시 현장에서 측정한 일산화탄소 농도는 1000ppm에 달했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일산화탄소 농도 150~200ppm 이상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방향감각 상실, 의식불명, 심지어 사망할 수 있다. 브랜당의 어머니는 "정신을 잃기 전 두통, 어지러움, 메스꺼움이 몰려왔다. 단순 편두통인 줄 알았다"면서 "제일린의 재빠른 대처가 가족의 목숨을 구했다"고 기특해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