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집단 발병 익산 장점마을 찾아온 '수달 가족'…생태 회복 신호탄?

입력 2021-11-04 19:49
수정 2021-11-04 19:50

암 집단 발병으로 주민 16명이 사망한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에 '수달 가족'이 나타났다.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주로 맑은 물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장점마을의 생태 회복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4일 마을 주민 A씨는 농수로로 활용하는 도랑에서 가족으로 보이는 수달 4마리를 발견해 사진을 찍었고, 익산시는 A씨로부터 사진을 전달받아 생태연구가에게 보낸 결과 수달임을 확인했다.

A씨는 "우리마을에 수달이 나타난 것을 보니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다. 이제 '암 발병 마을'이라는 오명 대신 맑고 깨끗했던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마을에서는 그동안 간암, 피부암, 담도암 등으로 16명이 숨졌고, 현재도 여러 명이 투병 중이다.

2019년 환경부 역학 조사 결과 암 집단 발병의 원인은 인근 비료공장에서 퇴비를 만들며 불법적으로 사용한 담뱃잎 찌꺼기(연초박)로 밝혀졌다. 연초박 처리 과정에서 배출된 각종 발암물질이 바람을 타고 장점마을로 날아온 것.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꾸려 전북도와 익산시 등에 157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지난 9월 민사조정에서 50억원에 합의했다.

익산시는 "수달이 출현한 것은 생태 회복의 신호탄이 아닌가 싶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또 "환경피해를 유발한 공장 부지의 환경 회복을 위해 장점마을을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치유·힐링·체험 거점으로 조성하기 위해 167억원을 투입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