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천재를 만드는 힘 '아이처럼 생각하기'

입력 2021-11-04 18:23
수정 2021-11-05 02:12
루트비히 판 베토벤, 파블로 피카소, 스티브 잡스…. 우리는 이들을 천재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들에겐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베토벤은 곱셈을 잘 못했고, 피카소는 수학 시험에 낙제했다. 잡스의 고등학교 시절 GPA(평점)도 형편없이 낮았다. 그런데 이들은 어떻게 세상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게 됐을까.

크레이그 라이트 미국 예일대 음대 명예교수가 쓴 《히든 해빗》은 천재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습관을 파헤치고, 우리가 습득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천재에 대한 정의는 시대마다 다르다. 잡스가 고대에 태어났다면 천재가 아니라 그저 미친 사람으로 불릴 수도 있었다. 피카소는 시대를 잘못 만났다면 난봉꾼에 불과했을 수도 있다. 저자는 “누가 천재이고 아니고는 시대와 환경,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며 “반면 천재를 만드는 힘은 시간을 초월해 언제나 동일하다”고 주장한다.

책에 따르면 천재를 만드는 가장 큰 원동력은 독창성이다. 독창적인 생각만이 세상을 뒤흔드는 결과물을 내놓는다. “재능 있는 사람은 아무도 맞힐 수 없는 과녁을 맞히고, 천재성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보지 못하는 과녁을 맞힌다”는 얘기를 떠올리면 된다. 1995년 제프 베이조스는 인터넷 사용량의 폭증을 보고 ‘아마존’이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구상했고 사업을 시작했다. 20년이 흐른 지금 그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세상의 거의 모든 제품을 팔고 있다.

이를 위해선 ‘아이다움’을 간직해야 한다.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자유롭게 생각하는 것이다. 피카소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아이는 예술가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어른으로 성장하면서도 예술가로 남아야 한다는 점이다.” 지적 호기심을 갖고 꾸준히 책을 통해 배우려는 태도도 중요하다. 모험을 통해 실패를 겪고, 다시 일어나는 ‘회복 탄력성’도 필요하다. 큰 사고를 당해 평생 고통 속에 살아야 했던 화가 프리다 칼로의 말이 큰 용기를 준다. “나는 아프지 않다. 나는 부러졌을 뿐이다.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한 살아 있다는 게 행복하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