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신발’로 불리는 미국 친환경 신발업체 올버즈(BIRD)가 미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3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한 올버즈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92.6% 오른 28.89달러로 장을 마쳤다. 시초가는 주당 21.21달러로 형성돼 공모가인 15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기업가치는 20억달러에서 41억달러로 뛰었다. 올버즈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3억3300만달러를 조달했다. 조이 즈윌린저 올버즈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이 올버즈의 친환경 전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버즈의 흥행은 이미 예견됐다. 이 회사는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1920만 주를 발행할 계획을 밝히면서 공모가 희망 범위를 주당 12~14달러로 제시했다. 수요가 많아 공모가는 15달러로 확정됐고 주식 발행 규모도 2020만 주로 늘어났다.
올버즈는 뉴질랜드 출신 전 축구선수 팀 브라운과 친환경 해조유 제조기업 대표인 즈윌린저가 의기투합해 2015년 설립했다. 면이나 고무 대신 양털 사탕수수 등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신발을 제작한다.
올버즈는 유수의 실리콘밸리 저명 인사들이 신으면서 ‘실리콘밸리의 분위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신발’이라 불린다.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를 비롯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등이 착용했다.
다만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적자다. 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버즈의 순손실은 2019년 1450만달러에서 지난해 2590만달러로 늘었다. 올 3분기 순손실도 1500만~1800만달러로 추산됐다. 작년 3분기 순손실은 700만달러였다.
즈윌린저 CEO는 “코로나19 이전에 우리는 손익분기점에 매우 가까웠다”며 “가까운 시일 안에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IPO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과 해외에서 더 많은 매장을 열면 수익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