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서비스업체(ISP)와 망사용료 지불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넷플릭스가 구체적 망사용료 지불 여부에 대한 답을 회피하는 대신, 자체 캐시서버 프로그램인 오픈커넥트(OCA)를 통해 통신사들과 협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일린 미디어 오픈토크 행사에서 "한국에서 네트워크 망 사용과 관련된 논란을 알고 있다"며 "저희는 네트워크와 망에 부담 안 주는 방법으로 ISP와 협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딘 부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넷플릭스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넷플릭스는 국내 망사용료 미지불 논란에서 자체 CDN(콘텐츠전송네트워크) 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캐시 서버 프로그램인 OCA를 통해 통신사들의 망 비용을 절감한다고 주장해왔다.
딘 부사장은 "오픈 커넥트를 위해 1조원을 투자했다"며 "이 방식으로 95%까지 넷플릭스로 인해 발생하는 트래픽을 줄였고, 이를 통해 전세계 ISP가 한 해 동안 1조4100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넷플릭스는 ISP에 OCA를 무상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미 1000여개의 ISP가 오픈커넥트를 사용하고 있다"며 "오픈커넥트 기술로 피크타임 때에도 전체 트래픽 비중의 2%만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딘 부사장 "한국 외에도 망 사용료 안낸다"이날 딘 부사장은 업계에서 알려진 바와 다르게 한국 외 어떤 나라에서도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망 사용료를 다른 나라에서 지불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한국의 ISP를 전세계와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이어진 비슷한 질문에서도 "(망사용료를 어디에도 내지 않는다는 말이) 사실이 아니라면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딘 부사장은 SK브로드밴드와도 논의하고 싶다고 전했다. 현재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 지급을 거부하며 SK브로드밴드와 소송을 벌이고 있다. 올해 6월 1심에서 패소했으나 망 사용료 협상에 응하지 않자 9월말 SK브로드밴드가 반소를 제기했다.
그는 "SK브로드밴드와 좋은 관계를 맺길 바란다"며 "SK측과 한 자리에 앉아서 논의하고 싶다. 우리는 네트워크 측면의 지속적 혁신을 원한다"고 전했다.
이날 딘 부사장은 오징어게임 초록색 체육복을 입고 기자회견장에 등장했다. 그는 "원활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각국의 '깐부'와 파트너십을 맺는게 중요하다"며 "LG유플러스, KT와 같은 ISP와의 협업을 통해 불편함 없이 원하는 콘텐츠를 시청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