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데이트폭력 사건 첫 공판…재판정에 쏟아진 눈물

입력 2021-11-04 13:18
수정 2021-11-04 13:20


여자친구를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기소된 3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안동범)는 4일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31)의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씨는 지난 7월 2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여자친구인 황모씨(26)와 다투다 머리 등 신체를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폭행으로 쓰러져 의식을 잃은 황씨는 외상성 뇌저부지주막하출혈(뇌출혈)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지난 8월 17일 숨졌다.

이씨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며 "피고인은 유가족들에게 수천번이라도 사죄할 뜻이 있으며 합의할 의사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을 지켜보기 위해 법정을 찾은 피해자의 유족들과 지인들은 오열하며 엄벌을 호소했고, 피고인 남성 역시 눈물을 보였다.

방청석에는 피해자의 유족과 친구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몇몇 방청객은 눈물을 흘리며 오열했고 일부는 '살인을 해도 모자란 XX' 등의 욕설을 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소란이 지속되자 법원 경호원들이 추가로 들어와 방청객들을 제지하기도 했다. 판사는 "유가족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재판 진행을 도와달라"고 말했다.

지난 3일 사건 당일 폭행 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영상엔 폭행으로 쓰러진 황씨가 남자친구에게 끌려다니는 모습이 담겨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다음 재판은 오는 18일 진행된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