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했던 50대 가장이 모더나 백신 2차 접종 후 복부 출혈로 긴급 수술을 하고 죽음의 문턱을 밟았다며 백신의 인과관계를 밝혀달라는 국민청원이 게재됐다.
지난달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모더나 백신 접종 후 복부 출혈로 긴급수술, 한 달째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입원해있는 제 남편을 도와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의 남편 A 씨는 키 183cm, 몸무게 84kg의 건장한 체격으로 20년 넘게 배드민턴을 치며 건강 관리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자영업자인 A 씨는 "내 몸이 재산"이라며 술, 담배도 하지 않았다.
글에 따르면 A 씨는 9월 28일 모더나 2차 접종 후 약간의 미열만을 느끼고 정상적으로 돌아와 일상생활을 했다. 5일 후인 10월 2일 극심한 복부 통증을 호소하며 거실을 뒹굴며 토해 119를 불러 인근 종합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청원인은 "남편은 마약성 진통제를 두 번이나 맞았는데도 '살려달라'며 울부짖었다. 그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고 했다. CT촬영 결과 복부에 피가 가득 차 긴급 수술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2시간 30분 동안 개복수술이 진행됐고 의료진에 따르면 배속은 핏덩이로 가득 차 어디가 장기인지 분간도 어려웠다고 한다. 혈관을 찾을 수 없어 장기를 다 들어낸 후 겨우 찾은 곳이 췌장 뒤를 지나가는 곳이었다. 동맥, 정맥 두 혈관에서 피가 콸콸 쏟아지고 있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등 쪽 가까운 곳에 있는 이 혈관은 심한 교통사고나 외상에 의해서만 터지는 곳이기에 수술 집도의도 의아해 저희 남편을 뒤집어 등 쪽 외상이 있는지 확인해봤다고 한다. 이제껏 이런 사례는 본 적이 없다며 그냥 쉽게 터질 수 있는 혈관이 아니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중환자실에서 일반실로 옮겨 상태를 지켜봤다. 청원인은 "11일부터 물만 마셔도 초록색 물을 1.5리터씩 토하기 시작했다. 한 달이 돠 되어가는 지금까지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비위관 삽입이라는 관을 끼워 넣고 위액을 빼내고 있다"고 했다.
청원인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한다. 이 방법이 안되면 다시 위와 소장을 잇는 수술을 해야 한다더라. 누구보다 건강했고 감기 한번 걸린 적 없는 남편은 10kg이 넘게 몸무게가 빠졌고 더 이상 버틸힘도 없다"고 했다.
이어 "가장의 백신 접종 후 저희 가정은 엉망이 됐다. 고3 아들도 아버지 걱정에 정신이 없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를 하려고 해도 백신 부작용 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그는 모더나 백신 후 출혈로 청원을 올린 43세 여성의 사연을 언급하며 "항상 그래 왔듯 백신과의 인과관계가 없다는 결론이 날 확률이 높을 거다. 남편뿐만 아니라 청원 당사자들이 정말 억지를 부리는 건가. 1년밖에 안된 백신인데 무슨 근거로 인과성이 있다 없다 말하는 건가. 정부는 저희 같은 사례들을 면밀히 조사해야 할 것이다"라고 촉구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의심 신고는 총 33만 8261건이다. 백신 1·2차 접종 건수 대비 이상반응 의심 신고율은 0.45%였으며, 백신별로는 모더나 0.63%, 얀센 0.58%, 아스트라제네카 0.52%, 화이자 0.37%로 조사됐다.
사망 신고는 환자 상태가 이상반응 발현에서 사망으로 변경된 330건을 포함해 총 1145건이다.
질병청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은 지난 10월 28일 백신 접종 이후 이상반응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코로나19 백신 안전성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백신 접종과 이상반응에 대한 조사·분석 및 안전성을 검토하고, 국외 이상반응과 연구 현황 외에도 국내에서 이상반응 신고가 접수된 사례를 집중 검토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