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플러스의 첫 오리지널 콘텐츠 ‘Dr.브레인’(사진)이 4일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다. 김지운 감독이 연출을 맡고 배우 이선균이 주연했다. 애플TV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오는 12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는 디즈니플러스에 맞서 제작한 첫 한국 콘텐츠인 만큼 ‘오징어 게임’을 능가할 인기작이 탄생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선균은 3일 열린 간담회에서 “한국 콘텐츠가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을 통해 작품이 공개돼 영광”이라며 “한국 콘텐츠가 발전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놈놈놈’ 등의 김지운 감독 첫 드라마애플TV플러스는 ‘Dr.브레인’ 공개와 함께 이날부터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다. ‘Dr.브레인’의 흥행 여부를 통해 애플TV플러스가 국내 OTT 전쟁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총 6부작인 이 작품은 1주일에 한 편씩 공개된다.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악마를 보았다’ ‘밀정’ 등 수많은 흥행작을 선보인 김 감독의 작품인 만큼 기대치가 높다. 김 감독의 드라마 연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드라마 자체가 처음이라 모든 게 새로웠다”며 “애플은 섹시하고 멋진 디바이스를 만드는 회사니까 같이 작업하면 그만큼 근사한 작품을 제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작업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Dr.브레인’의 원작은 동명의 웹툰이다. 타인의 뇌에 접속해 기억을 읽는 ‘뇌동기화 기술’에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천재 뇌과학자 세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원은 미스터리한 사고로 가족을 잃자 신기술을 이용해 사건 관계자들의 뇌에 접속한다. 김 감독은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 들어가 생각과 마음을 읽고 싶다는 욕망은 원초적인데, 그걸 다룬 원작이 흥미로웠다”고 설명했다.
영화 ‘기생충’과 함께 글로벌 스타로 도약한 이선균이 세원을 연기한다. 서지혜는 세원의 조력자로 세원의 가족에게 벌어진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 최수석 역을, 박희순은 미스터리한 개인 조사원 이강무 역을 맡았다. 이유영은 세원의 아내 재이를 연기한다. 가족애 담은 SF…세계적으로 흥행할까이 작품은 진실을 찾는 데만 집중하지 않는다. 선천적으로 연민과 감정을 느끼지 못했던 세원은 역설적으로 타인의 뇌 스캔을 통해 슬픔, 희생,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이선균은 “처음에 1부 대본을 읽을 땐 지금까지 보지 못한 소재여서 어렵게 다가왔는데 점점 강하게 몰입하게 됐다”며 “차갑게 시작했다가 뜨겁게 마무리되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박희순은 “웹툰의 미스터리한 분위기와 SF 요소를 가져오면서도 각색을 통해 가족애를 함께 그린다”며 “한국은 물론 세계에 통할 수 있는 작품이 나온 것 같다”고 기대했다.
개연성을 높이기 위해 정재승 KAIST 교수에게 자문도 했다. 김 감독은 “쥐 실험에서 뇌 동기화가 성공했고, 죽은 사람의 뇌에도 전기 충격을 주면 일시적으로 뇌 속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이론적으론 가능하다고 들었다”며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과학적인 근거들을 드라마에 많이 접목했다”고 설명했다.
애플TV플러스는 한·미·일이 공동제작한 드라마 ‘파친코’도 방영할 예정이다. ‘파친코’는 4대에 걸친 한국인 이민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이민호 윤여정 등이 출연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