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무자격 시공, 명의 대여, 불법 하도급, 영수증 위조 등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파악된 태양광 업체들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3일 발표했다. 이들은 모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 추진된 ‘베란다형 태양광 보급 사업’에 참여한 업체다.
서울시는 “감사 중 태양광협동조합 등 11개 베란다형 태양광 보급업체의 불법하도급 정황이 밝혀져 지난달 15일 서울경찰청에 고발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그동안 태양광 보급사업에 관한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책임소재를 밝히기 위해 감사를 진행해 왔다.
시에 따르면 이 업체들은 베란다형 태양광 시설을 시공하면서 무자격 시공, 명의 대여, 불법 하도급을 한 의심을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소속 직원 중 무자격자의 시공 의심 427건, 명의 대여, 또는 불법 하도급 시공으로 의심되는 사례 5435건 등이다.
박 전 시장이 2014년부터 추진한 베란다형 태양광 보급 사업에는 68개 업체가 협동조합이나 주식회사 등의 형태로 참여해 보조금 총 536억원을 받았다.
시는 올 연말까지 사회투자기금 등 박 전 시장 재임 당시 추진한 사업에 대해 감사를 벌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김형래 서울시 감사위 조사담당관은 “이번 고발과 수사의뢰 조치를 통해 그간 불법적으로 보조금을 편취한 것으로 의심되는 일부 협동조합 등 보급 업체에 엄중히 책임을 묻고, 기후환경본부에는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주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