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민평형(전용면적 84㎡) 아파트의 전세보증금이 폭등했다. 15억원을 넘긴 아파트 단지도 3년 새 18배 늘었다.
3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의 아파트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용 84㎡ 서울 아파트 단지 가운데 전세보증금이 15억원을 넘긴 곳은 총 53곳으로 나타났다. 3곳에 그쳤던 2018년에 비해 18배가 늘어난 것인데, 아직 남은 11, 12월을 감안하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전세보증금 15억원을 넘긴 전용 84㎡ 아파트는 강남구에 가장 많았다. 강남구 26개 아파트 단지에서 국민평형의 전세가가 15억원을 넘겼고 서초구 21곳, 송파구 4곳, 성동구와 동작구 각각 1곳이 뒤를 이었다.
거래건수도 증가세다. 2018년 전용 84㎡에 전세보증금 15억원이 넘는 아파트 거래건수는 17건에 그쳤지만 2019년 50건, 2020년 231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1~10월 동안에만 351건에 달해 이미 지난해 기록을 넘어섰다.
경제만랩은 내년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물건들이 내년 신규계약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이들 매물은 임대료 인상폭을 5% 이내로 제한한 전월세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등으로 전세수요가 늘어난 상황에 내년 입주물량은 늘지 않고 계약갱신구권까지 만료돼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며 "당장 올해도 11월, 12월이 남은 만큼 전세보증금 15억원이 넘는 국민평형 아파트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