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메타버스도 규제할까…"국가안보 위험"

입력 2021-11-03 09:08
수정 2021-11-03 09:09


중국이 국가 안보를 위해 세계적인 트렌드로 급부상한 메타버스까지 규제에 나설지 이목이 쏠린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국가안전부 산하 관영 싱크탱크인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CICIR)이 지난달 30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메타버스를 둘러싼 국가안보 위험을 경고하며 당국의 규제와 지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했다고 보도했다.

CICIR 측은 보고서에서 메타버스가 아직 초기 개발 단계이지만 기술적 특징과 개발 패턴을 볼 때 사이버안보 위협부터 기술 패권 문제에 이르기까지 잠재적인 국가안보 위험을 안고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 세계가 상호작용하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1992년 미국 SF작가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 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이지만, 최근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이 진화한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기업과 기관들이 메타버스를 이용한 선점하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하기도 했다.

중국 내에서도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빅테크 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메타버스 붐에 편승해 관련 사업모델 개발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CICIR은 메타버스가 여러 나라의 정치체제와 경제·사회에 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관측하면서 "일례로 한 나라의 정치적 사상의 경향과 사회, 문화의 일부가 될 것이며 정치·문화적 안보에 교묘하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메타버스가 제공하는 고도의 몰입형 경험이 청소년의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고, 범법자들이 메타버스를 활용해 중독성의 '디지털 마약'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어떤 이들은 현실 세계로부터 분리될 수도 있는 등 메타버스가 새로운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가 국경을 넘나들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와 위험은 장래 국제 정치계의 잠재적 의제가 될 것"이라며 "자금세탁, 제재, 금융감독, 지적재산권보호 등과 같은 분야에서 규제의 틈이 생길 것이며 이에 국제사회가 협력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