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의 나이로 자동차 수리공장 사업을 했던 아버지도 벤처기업가였습니다. 아버님이 재단의 활동을 보시면 기뻐하실 겁니다.”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명예이사장은 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창업지원센터 ‘마루360(MARU360)’에서 열린 재단 설립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아산나눔재단은 도전하는 청년들과 동행하며 사회에 희망의 씨앗을 나눌 것을 약속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아산나눔재단은 현대그룹 창업자인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의 서거 10주기를 맞아 2011년 10월 현대중공업그룹, KCC, 현대백화점 등 범(汎)현대가(家)가 약 60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설립됐다. 아산나눔재단은 기업가 정신 확산에 초점을 맞춰 예비 창업가 발굴, 청년창업 지원 등에 주력해왔다.
아산나눔재단이 그간의 성과를 분석해 이날 발표한 ‘임팩트 리포트’에 따르면 재단이 지난 10년간 기업가 정신 확산과 창업 및 사회혁신 생태계 기반 조성을 위해 투입한 금액은 총 1090억원에 달했다. 재단의 도움을 받은 스타트업은 1253개, 투자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조성한 ‘정주영 엔젤기금’을 통해 투자금을 유치한 스타트업은 센드버드, 리멤버 등 900여 개에 이른다.
이 밖에 사회혁신 생태계 확장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한 사회혁신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267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이들은 247개 비영리 및 사회적 경제 관련 기관에 종사하고 있다. 재단 활동을 통해 창출된 사회적 가치를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4486억원에 달한다. 재단 관계자는 “재단이 사업에 사용한 비용 100만원당 486만원 상당의 효과를 창출했다는 의미”라며 “전문 컨설팅 기관과 연구를 통해 산출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산나눔재단은 이날 역삼동에 새롭게 문을 연 마루360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마루360은 지하 2층~지상 11층, 총 6765㎡ 규모로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창업지원센터 마루180의 두 배에 달한다.
마루360에는 재단이 지원하는 스타트업의 사무공간뿐 아니라 투자자인 국내외 벤처캐피털과 액셀러레이터, 지원 기관 등도 입주했다. 스타트업과 투자자가 한 공간에서 어우러져 상호 협력할 수 있는 구조다.
정 명예이사장의 장녀로 2013년부터 재단에 합류한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는 “마루180이 가능성이 시작되는 곳이라면 마루360은 가능성이 확장되는 곳”이라며 “누구나 기업가 정신을 펼칠 수 있도록 청년 창업가와 사회혁신가를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 명예이사장은 “기존의 방식과 달리 새로운 방식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가는 것이 기업가 정신”이라며 “이는 기업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비영리 부문에 종사하는 사람도 꼭 생각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