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올해 1~3분기 동안 84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하며 2017년 출범한지 4년여 만에 첫 연간 흑자 달성에 사실상 성공했다. 여·수신 증가와 예대마진 개선 등에 힘입어 케이뱅크가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케이뱅크는 올 3분기 168억원의 당기순이익(잠정)을 거뒀다고 2일 밝혔다. 1분기만 해도 12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케이뱅크는 2분기에 분기 기준 첫 흑자 달성(39억원)에 성공한데 이어 3분기 이익 폭을 더 키웠다. 이 같은 흐름을 감안할 때 올해 연간 흑자 달성이 사실상 확실시된다는 평가다.
국내 1위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제휴하며 암호화폐 투자자들을 대거 케이뱅크 고객으로 끌어들이고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예적금과 대출을 크게 늘렸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219만명이던 케이뱅크 고객은 올 3분기 660만명으로 441만명 늘었다. 9월말 기준 수신과 여신 잔액은 각각 12조3100억원과 6조180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8조5100억원, 3조1900억원 증가했다.
예대마진도 연초 이후 매달 개선되고 있다. 3분기 예대마진은 지난 1분기 대비 0.24%포인트 늘어났다. 수신 중에서도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의 3분기 순이자이익은 502억원으로 1년 전(103억원)의 5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직전 분기(407억원)와 비교해도 23% 늘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서호성 은행장이 연초 취임하며 최우선 과제로 강조한 안정적인 예대마진 구조가 성공적으로 구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업비트 효과’도 톡톡히 봤다. 업비트 수수료 수익 등 비이자이익은 작년 3분기 26억원 순손실에서 올 3분기엔 85억원으로 1년 새 111억원 증가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8월 전세대출과 사잇돌대출을 출시하며 여신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지난달엔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 인상해 현재 연 1.5%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턴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의 금리를 기존 연 0.5%에서 연 0.8%로 0.3%포인트 올렸다.
서 행장은 “앞으로 예금과 대출상품 다양화로 예대마진 구조를 고도화하고 수수료 사업을 확대해 디지털 금융 플랫폼사업자로서의 전환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