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생지가 잘 팔리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갓 구운 빵보다 맛있는 빵은 없기 때문입니다.”
복진영 유로베이크 대표(58·사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홈베이킹족’이 늘어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냉동생지 시장의 성장세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1일 말했다.
유로베이크는 호텔과 커피 프랜차이즈, 대형마트 등에 냉동생지를 납품하는 기업 간 거래(B2B) 전문 기업이다. 냉동생지는 발효를 끝낸 밀가루 반죽을 빵 모양으로 만들어 급속 냉동한 제품을 말한다. 오븐 등에 넣어 굽기만 하면 갓 구운 빵으로 변신한다.
한국은 오븐을 갖춘 가정이 많지 않아 홈베이킹 시장이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븐을 대신하는 에어프라이어가 대중화되면서 최근 냉동생지를 이용한 홈베이킹족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복 대표는 “에어프라이어에 냉동생지를 한 번 돌려보자마자 국내에서도 드디어 홈베이킹 문화가 자리 잡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B2B 시장에만 집중하던 유로베이크는 에어프라이어 보급이 늘어난 2019년부터 온라인 플랫폼 등을 중심으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에 진출했다. 한발 앞선 진출은 코로나19를 기회로 삼는 계기가 됐다. 집 밖을 나가지 못하는 소비자 사이에서 홈베이킹 열풍이 거세게 불자 유로베이크 매출도 뛰었다. 2019년 420억원이었던 유로베이크 매출은 지난해 570억원으로 35.7% 급증했다. 올해는 7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B2C 매출 비중도 20% 정도로 확대됐다.
해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코스트코 전용 상품으로 개발해 큰 인기를 끌었던 ‘바이오 갈릭빵’을 무기로 베이커리 디저트류의 다양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화권 공략에 나섰다. 복 대표가 직접 개발한 이 빵은 유산균을 넣어 밀가루 빵임에도 소화가 잘되는 게 특징이다. 특허를 획득한 이 빵으로 복 대표는 지난달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 기술혁신부문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그는 “바이오 갈릭빵으로만 연매출 100억원을 올리고 있다”며 “내년에 미국과 베트남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