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동성연애자라는 사실을 알고 피폐한 결혼생활을 이어온 아내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게이 남편과의 이혼'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아내 A 씨는 "5년 전 남편이 동성연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남편이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각서를 쓴 뒤 지금까지 지내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동안 내 영혼은 좀 먹고 삶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졌다"면서 "어젯밤 느낌이 이상해서 남편 휴대전화 카톡을 봤더니 의심이 갈만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부부싸움을 했고 남편은 이혼하자는 A 씨에게 "합의이혼은 못 하니 이혼하고 싶으면 재판으로 다투자"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카톡 문자 등 정확한 증거는 잡지 못했는데 이혼 사유가 되느냐"고 물었다.
5년 전 남편이 동성연애자라는 사실을 알고 한 번 용서해 줬는데 다시 그 문제를 거론하며 이혼을 청구하는 것이 가능할까.
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는 "한 번 용서하고 이해한 것은 다시 주장하기는 어렵지만
갈등이 지속되면 이혼사유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배우자가 혼인 전부터 동성연애 성향이 있었지만 속이고 결혼한 경우도 있고, 혼인 이후에 뒤늦게 성 정체성의 혼란이 생기거나 일시적인 상황으로 인하여 이런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남편의 행동은 민법 제840조 1호의 배우자의 부정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배우자가 다른 이성을 만나는 것을 물론이고 배우자가 다른 동성과 부정행위를 하는 것 역시 혼인 파탄의 중요한 사유가 될 수 있으며 이혼 사유 및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는 것.
이 변호사는 "아내가 이혼을 결심한 경우라면 증거를 수집할 필요가 있다"면서 "남편이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 또는 남편이 잘못을 인정하는 각서나 녹음 등이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실제 사례 중에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알고도 자신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 배우자를 속이고 결혼해서 자녀까지 출산한 다음 고백한 사건도 있었다"면서 "그런 상태라면 더는 정상적인 혼인 생활을 유지하기는 어렵고 차라리 혼인 취소나 이혼을 하는 것이 서로를 위해서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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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